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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모든 미국인 위한 대통령 될 것…트럼프 정신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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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검사 이미지 강조…트럼프와 대조

생식권 문제 강력 비판

"트럼프처럼 김정은 비위 맞추지 않을 것"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했다.

22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은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모든 사람이 경쟁할 기회와 성공할 기회가 있는 '기회 경제'를 만들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시아경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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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의 마지막 순서로 해리스 부통령이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기립 박수와 함께 "USA" "카멀라"를 연호했다. 이날이 결혼 10주년 기념일인 해리스 부통령은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에게 "결혼 10주년 축하해 더기"라고 감사를 표했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감사를 표한 뒤 연설을 시작했다.

이민자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난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 후보이자 아시아계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통합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전당대회를) 보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을 "중산층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어머니는 엄격하게 예산을 관리했고, 우리는 수입에 맞게 살았다"고 말했다.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비해 중산층 싱글맘 가정에서 자란 배경을 소개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과거 유세 연설에서는 학창 시절 용돈을 벌기 위해 맥도널드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어머니는 나와 여동생에게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쳤다"면서 "그러나 이제 모든 사람이 경쟁할 기회와 성공할 기회가 있는 '기회 경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중산층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 대신 자신과 억만장자 친구들을 위해 싸운다"며 "트럼프는 중산층 세금을 올리지만, 우리는 중산층 세금을 인하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10% 보편 관세를 부과 공약이 실질적으로 물가를 인상하는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주택난을 종식하고 사회보장과 의료보험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는 강력한 중산층이 있는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길을 계획하고 있다"며 "그 중산층을 만드는 것이 내 대통령 임기의 핵심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산층 대 부자에 이어 검사 대 범죄자로 자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비시켰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여러 면에서 심각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가 다시 백악관에 복귀하는 데 따른 결과는 매우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1·6 의사당 폭동 사건과 유죄 평결을 받은 사건들을 나열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미국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어떻게 사용할지 상상해보라"며 "여러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것도,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것도 아니라 유일한 고객인 자신에게만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프로젝트 2025'를 언급하며 "트럼프의 목표는 미국을 과거로 되돌리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객석에서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We are not going back)"이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오늘날 미국에서는 너무 많은 여성이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낙태권과 생식권 화두를 꺼냈다. 그는 "트럼프는 생식권을 빼앗기 위해 대법관을 직접 뽑았다"며 "그들이 왜 여성을 믿지 않는지 정확히 물어봐야 한다. 우리는 여성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간단히 말해서, 그들은 정신이 나갔다"고 강조했다.

대선 핵심 의제 중 하나인 국경 안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단골 공격 소재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민자 국가로서 자랑스러운 유산에 부응하고 이민 시스템을 개혁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는 의회 내 동맹들에 국경 법안을 폐기하라고 명령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보를 놓고 정치하는 것을 거부한다"며 "양당이 합의한 안보 법안을 다시 제출하고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24시간 내내 일하고 있다며 인질 석방과 휴전 협정 이행을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옹호할 것"이라며 "동시에 지난 10개월간 가자에서 일어난 일로 너무나 많은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 고통의 규모가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좋은 관계를 과시했던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 같은 독재자에게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트럼프가 아첨과 호의로 조종하기 쉽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트럼프가 독재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왜냐하면 트럼프 자신이 독재자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발언을 비판하면서 부통령으로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지원에 일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과 함께 굳건히 서겠다"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 상원의원이 선거 운동 기간 미국을 폄하하고 있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제 어머니의 교훈은 누구도 당신이 누구인지 말하지 못하게 하고, 당신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서로에게, 그리고 세상에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대표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 자유, 기회, 연민, 존엄성, 공정성, 끝없는 가능성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전해진 가장 위대한 이야기의 다음 장을 써보자"고 힘주어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미국을 상징하는 색인 빨간색, 흰색, 파란색 풍선 10만개가 천장에서 떨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21일 바이든 대통령 사퇴 이후 32일 만인 이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됐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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