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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주머니 사정'이 선거 승패 가른다면 누가 더 유리할까?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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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퍼민트] (글 :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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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퍼민트 NewsPeppermint

"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엄선해 전하는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입니다. 뉴스페퍼민트는 스프에서 뉴욕타임스 칼럼을 번역하고, 그 배경과 맥락에 관한 자세한 해설을 함께 제공합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해 한국 밖의 사건, 소식, 논의를 열심히 읽고 풀어 전달해 온 경험을 살려,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글을 쓰겠습니다. (글 :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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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대통령 선거 때 빌 클린턴의 참모 제임스 카빌이 만든 말로, 당시 클린턴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구호입니다. 선거마다 수많은 이슈가 의제에 오르지만, 경제는 적어도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역사에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당장 지난 미국 대선도 코로나19 팬데믹만 없었다면, 그로 인해 사회가 멈추고 경기 침체가 오지만 않았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난히 재선에 성공했을 거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트럼프로서는 팬데믹이 야속하겠지만, 반대로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팬데믹 자체를 부정하거나 백신 회의론과 음모론에 힘을 실어주면서 스스로 팬데믹을 극복하고 경기 회복을 앞당길 기회를 차버린 것도 사실이니, 그저 환경 탓만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를 벼르고 준비해 온 트럼프로서는 상대가 느닷없이 카멀라 해리스로 바뀐 것도 못마땅할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등 경기 회복을 위해 돈을 쏟아부은 탓에 물가가 올랐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요즘 경기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참고하는 것이 바로 물가입니다. 트럼프로서는 상대가 바이든이었다면, 인플레이션을 예로 들며 상대방을 공격하기도 훨씬 더 수월했을 겁니다. 물론 해리스도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이었지만, 웬일인지 해리스를 향한 트럼프의 공격은 지금까지는 정책보다는 정체성이나 인신공격이 주를 이뤘습니다.

해리스가 바이든의 정책을 전부 다 계승하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해리스는 현재 한창 진행 중인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금요일, 경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피터 코이가 두 후보의 경제 정책을 비교하는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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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타임스 칼럼 보기 : 해리스의 경제 공약, 완벽하지는 않지만 트럼프보다는 낫다


코이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토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앵무새 경제학자”의 시선으로 해리스의 경제 정책을 평가합니다. 해리스가 발표한 공약은 서민들이 집을 더 쉽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격이 너무 오른 상품과 서비스의 경우 가격을 통제하거나 직접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코이는 공급을 늘려 자연히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정책에는 후한 점수를 줬고, 반대로 공급은 건드리지 않고 가격만 조정해 보려는 시도에는 회의적으로 전망합니다. 그러면서도 전면적인 세금 인하와 수입품에 대한 일괄 관세를 골자로 하는 트럼프의 경제 정책과 비교하면 해리스의 공약이 더 구체적이고 균형 잡혔다는 평가를 내립니다.

앞서 소개한 제임스 카빌이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의 평가도 대체로 비슷합니다. 선거를 앞두고는 어떤 후보든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공약이 더 도움이 된다고 주장할 겁니다. 그러나 어린이가 자라나면서 가난해서 제대로 못 먹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아동 세금 공제 혜택을 비롯한 육아 지원책을 서민 가계에 집중적으로 제시한 부분, 집값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해리스의 공약이 더 촘촘하고 구체적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경합주 경제 상황



미국 대선을 분석할 때마다 선거인단 제도라는 독특한 집계 방식 때문에 중요한 건 경합주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경제 전반의 지표도 물론 중요하고, 미국인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다 중요하지만, 경합주의 경제 지표, 경합주 유권자들의 체감 경기는 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블룸버그가 7개 경합주의 경제 상황을 자세히 분석한 기사를 보면, 해리스 캠프가 아무리 더 나은 공약을 냈더라도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성적표를 비판하는 트럼프를 넘어서는 일은 절대 쉬운 과제가 아닙니다. (참고로 블룸버그가 꼽은 경합주 7곳은 중서부 러스트벨트(rustbelt)의 펜실베이니아(PA), 미시간(MI), 위스콘신(WI), 그리고 따뜻한 지역을 아우르는 선벨트(sunbelt)의 애리조나(AZ), 네바다(NV), 노스캐롤라이나(NC), 조지아(GA)입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인플레이션과 인구 변동을 고려했을 때 경합주 7곳의 경제 성장률은 나머지 43개 주에 못 미쳤습니다. 특히 중서부의 경합주 세 곳(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의 경제 성장률은 다른 지역의 1/3에 불과했습니다.

경합주 안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율이 엇비슷한 경합 카운티가 관건인데, 예를 들어 펜실베이니아주 이리 카운티(Erie County)는 2016년에는 트럼프가, 2020년에는 바이든이 각각 아슬아슬하게 표를 더 받은 카운티입니다. 이리 카운티의 2022년 말 인플레이션 조정 1인당 GDP를 보면,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여전히 낮았습니다. 이리 카운티에 사는 유권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경기 회복에 성공했다는 주장을 믿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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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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