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부에 의한 인권침해" 판단…불법구금에 재산 헌납도 강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 |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1980년 부정축재 의혹으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진 고(故) 김용태 전 의원이 당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합수부)의 강요로 의원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 20일 열린 제85차 위원회에서 김 전 의원과 동생 김모 씨가 합수부에 의해 인권침해를 당한 사실을 인정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2005년 세상을 떠난 김 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로 5·16군사정변 가담자이자 1960∼70년대 정치계 실세로 알려져 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1980년 7월 17일 당시 공화당 소속 5선 국회의원이었던 김 전 의원은 합수부에 의해 강제연행된 뒤 38일 동안 불법구금당했다
김 전 의원의 동생으로 골재채취 사업가였던 김모 씨 또한 김 전 의원 연행 5일 뒤 합수부에 강제 연행돼 46일간 불법구금됐다
김 전 의원은 구금 상태에서 국회의원직 사퇴, 토지와 현금 등 재산 헌납을 강요받아 사퇴서와 재산 헌납 기부서를 제출했다. 김 전 의원 동생도 재산 헌납 기부서를 낸 뒤 풀려났다.
진실화해위는 "신군부가 같은 해 5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한 뒤 정치쇄신·사회정화 등 명분으로 정치·사회적 반대 세력 탄압에 나선 상황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가가 강압으로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받은 것은 위법한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며 강압으로 얻은 서류를 토대로 재산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한 것은 의사결정의 자유·재산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며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국가의 공식 사과와 명예회복 등 조치를 하라고 권고했다.
진실화해위 제85차 위원회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참전했다 행방불명된 삼촌으로 인해 지역 경찰로부터 불법사찰을 당한 김모 씨 등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도 내려졌다.
삼천포경찰서는 김씨의 삼촌이 최종 전사자로 확인됐음에도 김씨가 '접선 우려자'라며 관찰보호자로 분류해 1975년부터 2년여간 불법사찰을 자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1960년 3·15 의거 당시 마산고 학생이던 박모 씨 등 10명도 시위에 참여한 사실이 있다며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진실화해위가 진실규명한 3·15 의거 관련자는 총 379명이 됐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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