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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당대회 선 '트럼프의 입'... "지지자 조롱한 사람, 대통령 돼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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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변인 출신 그리샴 "해리스 지지"
공화 출신'반트럼프' 인사들도 속속 가세
"당 아닌 국가" 강조하며 "해리스 찍어야"
한국일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스테파니 그리샴이 20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 연사로 등장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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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미 공화당 및 보수 진영 인사들이 잇따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한때 '트럼프의 입' 역할을 수행했던 핵심 측근마저 민주당 전당대회에 직접 연사로 나서 "당보다 나라를 위한 선택"이라며 '트럼프 반대'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환멸을 느끼고 전향한 이들이 11월 대선에 미칠 영향을 미국 언론들도 주시하는 분위기다.

백악관 전 대변인 "트럼프, 진실성 없어"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스테파니 그리샴은 20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 연단에 올라 '옛 주군'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 캠프 언론 참모로 일한 그리샴은 백악관 대변인을 거쳐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비서실장까지 지낸 최측근이었다. 하지만 2020년 대선 패배 결과에 불복한 '극렬 트럼프 지지 세력'이 이듬해 1월 6일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폭동 사태를 거치며 백악관에 사의를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를 선동한 것으로 드러나자 '반(反)트럼프' 인사로 돌아섰다.

이날 그리샴은 한때 자신이 트럼프의 신봉자였다고 소개한 뒤, "트럼프는 공감 능력은 물론, 도덕과 진실성이라고는 없는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재임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병원 중환자실을 방문했을 당시, 동행한 카메라가 자신을 찍지 않았다고 화를 낸 일화도 공개했다. 또 지지자들을 경제적 능력 없이 부모 집에 얹혀 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지하실 거주자(basement dweller)'라고 부르며 조롱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우리나라를 사랑한다. 국민을 위하는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짧은 연설을 마쳤다.
한국일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일 미시간주 하웰의 리빙스턴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에서 '범죄와 안전'에 관한 유세 연설을 하던 중 불법 이민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하웰=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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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보다 국가를 위한다면 해리스"


일찌감치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던 공화당 소속 존 자일스 애리조나주 메사 시장도 이날 연단에 올라 '반트럼프' 의사를 재확인했다. 자일스 시장은 '공화당의 어른'이었던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을 소환해 "그는 당보다 나라를 우선에 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해리스와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가 우리를 인도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애덤 킨징어 전 공화당 하원의원도 21일 또는 22일 전당대회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그는 1·6 사태 선동 책임을 물어 2021년 민주당이 주도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보수 성향 마이클 러티그 전 연방항소법원 판사도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2024년 대선에서 미국의 민주주의, 헌법, 법치주의 수호자와 보호자란 책임을 내세울 후보는 단 한 명"이라며 "나는 주저 없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의 반트럼프 인사들은 한결같이 '국가가 당보다 우선'이라고 강조했다"며 "해리스를 애국심의 표현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짚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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