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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시간 외 연락→벌금"… '6시 칼퇴 선언' 영국 총리의 노동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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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 정부, '스위치오프' 제도 도입 착수
"공사 분리해야 생산성 오르고 경제 성장 가능"
한국일보

키어 스타머(맨 왼쪽) 영국 총리가 지난달 6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에서 총리 취임 후 첫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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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 정부가 '노동자 쉴 권리 보장'을 위한 노동 개혁에 착수했다. 업무 시간 외에는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조치를 '스위치 오프(Switch off)'라는 이름으로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노동당은 엄격한 공사 구분이 생산성을 높이고 결국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리라고 본다.

"전원 끌 권리 필요" 밝힌 노동당 정부


19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총리실은 "집이 24시간, 연중무휴 사무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원을 끌 권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노동자가 업무 시간 외 직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노동당은 직원과 고용주가 '연락 가능 시간'을 사전 협의하고, 이 시간 외 연락을 하면 수천 파운드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1파운드는 약 1,730원). 총리실은 "충분한 휴식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며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핵심 사명이며 생산성 향상은 경제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러한 모델을 도입한 벨기에, 아일랜드 등의 사례를 검토 중이다. 벨기에에서는 직원을 20명 이상 둔 기업은 '연결 해제 권리'에 대한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아일랜드에서는 고용주가 직원 및 노동조합과 함께 업무 시간 외 연락할 수 있는 예외적 상황을 미리 정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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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생산성 향상을 위해 영국 정부는 재택근무도 확대하고자 한다. 출근에 얽매이는 문화가 육체·정신 피로를 가중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총리실은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유연하게, 원격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고 사무실 밖에서도 언제든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유연성과 생산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사 분리에 진심인 총리... 보수당은 '반발'


노동당은 선거 전부터 '집권 시 고강도 노동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지난 6월 "가족과의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금요일 오후 6시 이후에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업무와 사생활을 분리하는 데 '진심'이다.

다만 야당인 보수당은 이러한 개혁에 반발하고 있다. 케빈 홀린레이크 보수당 의원은 "노동당은 지금까지 유연성과 생산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지 못해 왔고, 언제나 그랬듯 (이번 개혁으로) 대가를 치르는 것은 기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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