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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 伊총리 언니가 숨은 권력 실세?…정부 인사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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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Rai 비롯해 주요 공공 부문 인선 관여 보도 잇따라

멜로니, '음해론' 규정한 신문 사설에 동조하며 의혹 부인

연합뉴스

멜로니 총리(왼쪽)와 언니 아리안나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47) 이탈리아 총리의 두살 터울 언니인 아리안나 멜로니(49)의 정부 인사 개입 논란이 정국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아리안나는 공영방송 라이(Rai)의 임원진을 비롯해 주요 공공 부문 인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3일 일파토쿼티디아노가 처음으로 정부 인사 개입설을 제기했고, 다음 날인 14일에는 라레푸블리카가 또 다른 인사 개입 의혹을 고발했다. 두 일간지는 사법 당국이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8월 언니를 자신이 이끄는 집권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의 사무국장으로 임명했다. 아리안나는 이탈리아 농업부 장관인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의 아내이기도 하다.

세 사람이 함께하는 일요일 점심 식사에서 중요한 정치적 결정이 내려진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아리안나는 정권의 숨겨진 실세로 주목받았다.

언니의 역할에 의구심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번 의혹이 불거지자 파장은 컸다.

야권은 당무직 인사인 아리안나가 권한이 없음에도 정부 인사에 개입한 의혹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멜로니 총리에게 의회에 출석해 언니의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하라고 총공세에 나섰다.

반면 보수 성향 일간지 일조르날레는 전날 1면 사설에서 정부에 적대적인 언론사와 좌파, 일부 검찰이 정권을 흠집 내기 위해 멜로니 총리의 언니를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설을 쓴 이 매체의 편집국장인 알레산드로 살루스티는 멜로니 총리와 매우 가까운 언론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침묵하던 멜로니 총리는 전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일조르날레가 사설에서 제기한 음해론에 대해 "매우 그럴듯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시절에 이미 봤던 공격 패턴이 이제 언니에게 사용되고 있다"며 "민주적 경쟁을 통해 투표에서 승리한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방법과 편법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멜로니 총리는 "나를 포함해 나와 가까운 모든 사람을 탈탈 털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하자 이번에는 언니를 표적으로 한 것"이라며 "시시하고 절박한 음모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FdI 소속의 파비오 람펠리 하원 부의장은 "보스를 못 건드리면 그 가족에게 보복하는 것이 마피아 스타일"이라고 주장했다.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나머지 두 축인 동맹(Lega)과 전진이탈리아(FI)에선 "언론의 보도가 그럴듯해서 걱정스럽다"는 의견과 "정적을 음해하는 것은 좌파의 오래된 악습"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스카이TG24는 전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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