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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한 중국총리 "내수, 강력한 조치"…불안한 후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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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총리 휴가 후 첫 공식회의 "민간지원·내수진작"…
공백 길어진 시주석 첫 공식행보 일성에도 관심집중

머니투데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조제 라모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24.07.30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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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지도부의 여름휴가 격인 '베이다이허 회의' 이후 첫 국무원 공식회의를 통해 하반기 경제정책 레이스를 시작했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개시 일성으로 "민간지원을 통한 내수진작"을 선언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리창 총리는 지난 16일 국무원 전체회의에서 내각구성원들을 소집한 가운데 "경제회복을 공고히 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한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9일 전했다.

리 총리는 또 "궁지에 몰린 민간부문에 대한 더 큰 지원을 통해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절대적으로 달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소비진작이 관건이며 경기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표치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회의는 지난 3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목표치 설정 이후 처음 열린 국무원 전체회의였다. 중국 정부는 당시 지난해와 동일한 5% 안팎 성장을 목표로 설정했었다. 1분기 호조에 힘입은 희망적인 목표지만 2분기 성장률이 4.7%에 그치며 달성 가능성은 다소 낮아진 상황이다.

이번 회의는 특히 중국 고위관료들이 베이징 동부 해안 휴양지인 친황다오(秦皇島)에 모여 여름휴가를 겸해 정국을 구상하고 원로들을 모셔 의견을 청취하는 베이다이허 회의 이후 첫 공식 회의다. 중국 경제정책의 하반기 집행 방향이 공식화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망은 밝지 않다. 내수부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우려는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중국의 핵심 소비지표인 CPI(소비자물가지수)는 7월 0.5% 상승했는데, 지난해 2월(1.0%) 이후 무려 17개월 연속 마이너스이거나 0%대 성장에 머물고 있다.

GDP 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다. 베이다이허회의에서 언급된 중국의 7월 잠정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약 4%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연간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위기 의식은 공유했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다. 리 총리는 "잠재소비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정책을 조정해야 하며, 특히 녹색무역과 전자상거래에서 대외무역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토지승인이나 자금조달, 환경평가 절차 등을 간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상반기 중 계속 언급됐던 내용과 다를 게 없다.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도 회의론 일색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 프리처드 중국연구책임은 "가계 소비 전망은 여전히 회의적이며, 정부의 구제책과 수요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은 여전히 약세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제상황 변화에 중국 경제가 더 거세게 휩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만간 단행될 미국의 금리이후 빠져나올 자산의 피난처 역할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오히려 타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알레테이아캐피탈의 첸창화 중국담당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기고를 통해 "미국·일본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데, 그렇다고 중국이 글로벌 자금의 안전한 피난처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중국 경제의 대외수요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오히려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 경제가 크게 하락한다면 중국이 홀로 생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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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9일 (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담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2024.07.30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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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다시 공식 석상에 등장하며 낼 메시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진다. 통상 중국 고위공직자들이 2주가량 휴가를 내며 시작되는 베이다이허 회의인데, 올해는 일부 공직자들이 3주가량 휴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완 다른 흐름이 있었다는 거다.

시 주석도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두고 상당기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이탈리아 총리 및 동티모르 대통령 회담이 마지막이었다. 여름마다 단골처럼 도는 시 주석의 건강 이상설이 다시 한 번 회자됐다. 이번 회의에서 전임 총리 등 원로들과 현 지도부 사이에서 경제현안에 대한 이견과 토론이 상당했다는 설도 있다.

여러모로 시 주석의 복귀 일성에 시선이 몰리는 상황이다. 현지서는 시 주석의 초청으로 18~20일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베트남 권력서열 1위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 겸 공산당 서기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시 주석이 공식 활동에 복귀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22일 진행될 덩샤오핑 탄생 120주년 행사에서는 첫 공개 발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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