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서방 집중 지원 비판
WHO “비축 국가 기부” 요청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번 비상사태는 2022년 선언된 비상사태와는 달라야 하며, 불공평한 처우를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당시 백신과 치료제는 주로 서방 국가에 개발·제공됐고, 아프리카에는 지원이 거의 제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또 “WHO와 모든 파트너들이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협력해 이번 비상사태 선언을 계기로 진단·치료·백신 등 의료대책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고 국제사회의 적절한 지원을 확보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아프리카 55개국 중 최소 16개국에서 엠폭스가 발병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AU) 13개 회원국에서 올해 들어 1만7541건(사망 517명)의 엠폭스 확진·의심 사례가 있었으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60% 늘어난 수치라고 전했다.
아프리카 CDC는 WHO보다 하루 앞선 13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200만회 분량의 백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WHO는 엠폭스 백신 비축 국가를 향해 “지속적으로 발병 사례가 나오는 국가에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엠폭스 백신은 덴마크 업체인 바바리안노르딕의 MVA-BN(진네오스)과 일본 업체 KM바이오로직스의 LC16 등 두 가지다. 유럽연합(EU) 산하 보건비상사태대응국(HERA)은 앞으로 MVA-BN 17만5420회분을 조달해 아프리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와 별도로 바바리안노르딕도 HERA에 4만회분의 백신을 별도로 기부할 예정이다. 하지만 스웨덴, 파키스탄 등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도 엠폭스 확진자가 발견되면서 백신 주문 ‘병목 현상’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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