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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6세 이전 대기오염 노출, ‘노화’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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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시기부터 유아기까지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노화가 더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어린이들이 독성물질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오염된 환경으로 인해 다양한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와 서울대 의대 휴먼시스템의학과 홍윤철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국제학술지 ‘생태독성학과 환경안전’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어머니와 자녀로 구성된 76쌍을 추적 관찰해 대기오염이 후생유전학적 노화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선 태아 때부터 이후 6세가 될 때까지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 물질이 인체 내부의 유전자를 통해 노화를 일으키는지를 분석했다.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유전자의 활동이 조절되면서 특정 유전자의 기능이 켜지거나 꺼지게 만드는 후생유전학적 과정에 주목한 것이다.

6세가 된 아동에게서 채취한 혈액을 바탕으로 후생유전학적 노화 지표와 실제 연령의 차이를 계산해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될수록 노화가 촉진됐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대기오염이 노화를 촉진해 아이를 더 ‘늙게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임신 중 초미세먼지에 평균 4.56㎍/㎥ 더 노출될수록 아이는 약 0.4년 더 나이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산화탄소 0.156ppm만큼 더 노출될 때마다 약 0.8년씩 더 늙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태아 시기뿐 아니라 생후에도 대기오염은 노화에 영향을 미쳐 5세부터 6세까지 채혈 전 1년 동안 노출된 초미세먼지·미세먼지·오존 등도 똑같이 노화를 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통해 대기오염 노출이 어린이의 생물학적 나이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동시에 향후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질병을 조기에 식별·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음식 섭취나 생활습관 개선, 약제 사용 등을 통해 후생유전학적인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들도 속속 나오고 있어 향후 대기오염 노출에 따른 노화 영향을 일부 개선할 가능성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욱 교수는 “어린이와 태아는 지속적으로 세포분열을 하며 성장 중이기 때문에 독성물질에 더 취약하다”며 “특히 임신 중 미세먼지 노출은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의 위험을 높이고, 영유아기 대기오염 물질 노출은 성장 저하,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 신경 발달 저해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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