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눈 속을 우주와 비교하곤 합니다. 광활한 우주에는 없는 것이 없습니다. 작아 보이는 눈도 그 속에 우리 몸을 이루는 신경, 혈관, 분비샘, 심지어 근육까지 모든 종류의 세포가 있습니다. 따라서 백내장이나 망막 수술은 우주처럼 복잡한 눈 속에 생긴 병을 고치는 섬세한 작업입니다.
실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눈 수술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 대한 성찰도 같이 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눈 건강을 위해서 미생물을 키워 보세요.
사람의 피부와 장(입에서 항문까지)에 엄청난 양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는 보통 크기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서 미생물이라고 합니다. 피부와 장 속에 사는 미생물의 수가 무려 40조가 넘고 그 무게는 2.5kg이나 됩니다. 실로 엄청난 수의 미생물이 우리와 함께 공존하고 있지요. 한 사람의 전체 세포수가 30~36조 개이기 때문에 세포 수만 놓고 보면 우리 몸 안에 사람 세포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이 있는 셈입니다.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은 대부분 장 속에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이러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눈 건강에 미치는 놀라운 효과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인데요. 장내 미생물의 수가 적고 종류가 다양하지 않을 때 황반변성의 발생이 많았고 진행 정도가 더 심하게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황반변성의 위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장내 유익한 미생물의 수와 종류가 적고 반대로 해로운 균이 증가했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연구 결과는 장내 미생물공동체(마이크로바이옴)가 우리 눈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장내 미생물공동체를 가질 수 있을까요? 먼저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과일과 야채의 식이 섬유는 장내 유익균이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여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만들어 줍니다. 꾸준한 운동과 정신적인 안정도 유익균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이상을 유발하는데요, 이러한 이상은 역으로 스트레스에 민감한 성격으로 만들어 장내 미생물을 더 약하게 합니다.
제때제때 물도 주고 정성껏 화분 영양제도 주어야 화초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처럼 장내 미생물도 좋은 음식과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공동체는 황반변성 등 실명 질환으로부터 우리의 눈을 지켜줄 것입니다.
※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상태 체크포인트 -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약하면 쉽게 혈당이 오르거나 배고픔을 금방 느끼고 설사나 변비가 오기도 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글 = 유형곤 원장(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하늘안과 망막센터장)
[한국망막변성협회 '유형곤의 시투게더(Seetogether, Sitogether)' 칼럼]
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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