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등 규제당국 압박에
애플, 타사 결제 허용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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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서 애플페이 외에 다른 결제 방식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오는 4분기부터 미국 등 일부 국가부터 다른 간편결제가 허용된다.
애플은 새 운영체제인 iOS 18.1부터 애플페이·애플월렛 외에도 보안 요건을 충족한 애플리케이션(앱)의 근거리무선통신(NFC) 비접촉식 결제를 허용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외부 개발자들은 아이폰에서도 애플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간편결제뿐 아니라 자동차 키, 학생증, 포인트 카드 등 NFC 활용 앱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애플은 보안을 이유로 자사 비접촉거래 서비스인 애플페이와 애플월렛 외 타사 서비스는 차단해왔다. 이번 개방 결정에 따라 기술적으로는 삼성페이와 구글페이도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애플은 다음달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6과 함께 iOS 18을 공개한다. 첫 업데이트 버전인 iOS 18.1은 이르면 오는 10월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이런 조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해 각국의 규제당국이 이를 개방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애플이 아이폰의 탭앤드고(tap-and-go) 기술에 경쟁업체들의 접근을 허용하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애플은 ‘자사 승인’과 ‘수수료 부과’를 조건으로 걸었다. 삼성전자·구글 등 NFC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쟁 업체들도 참여할 수 있지만, 애플의 승인을 받고 수수료까지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요국 경쟁 당국과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애플은 이번 서비스 허용 국가를 미국과 영국, 호주, 브라질,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등으로 한정했다. EU 회원국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EU가 애플의 NFC 결제 서비스 독점이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여온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한국 역시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애플은 이용 가능 지역이 추가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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