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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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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보험사가 집주인"…新 '기업형 임대주택'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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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임대주택 패러다임이 바뀐다]①

[편집자주] 주택 임대시장의 주류였던 전세제도 유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전세대출과 이를 떠받치는 공적 보증 속 전셋값은 치솟았고 이렇게 부풀어 오른 풍선은 전세사기로 터졌다. 그러는 사이 전세를 대체할 임대시장은 성장하지 못했다. 공공임대는 높아진 생활 수준과 다양한 주거 수요를 채우기 역부족이다. 민간임대는 여전히 영세한 개인사업자들만의 리그다. 중산층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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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형 장기임대 서비스 도입방안/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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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월 임대료를 받고 빌려주는 장기 임대주택이 나온다. 정부가 보험사 부수업무로 주택임대사업 직접 영위를 허용키로 하면서다. 보험사들이 주택임대사업을 할 경우 적용받는 지급여력비율 규제 완화도 검토한다.

정부는 기업형 임대시장 활성화를 통해 중산층이 이사 걱정 없이 2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민간 임대주택을 2035년까지 10만호 이상 공급할 계획이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다음달 '신(新) 유형 민간 장기임대 서비스 방안'을 발표한다.

핵심은 기업형 임대 활성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보험사들이 장기 임대주택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로 했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의 투자용 부동산으로 △주택사업, 부동산임대사업, 장묘사업 등 사회복지사업 △도시재개발사업, 사회기발시설사업 등 공공성 사업 △해외부동산업을 위한 토지·건물 및 그 부대시설 등의 취득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사업을 위해 주택임대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사회복지 혹은 공공성 사업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모호성이 존재한다.

이에 정부는 임대주택사업서비스를 보험사의 부수업무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냉정하게 봤을 때 대한민국에는 중산층 이상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임대서비스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보험사가 주택임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부수업무로 허용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보험사의 부동산 투자에 따른 신(新) 지급여력제도(K-ICS) 산정 관련 감독규정 개선을 검토 중이다. 현재 보험사는 임대주택 등 부동산 보유 시 25%의 지급여력비율을 적용받고 있다.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는 충격 시나리오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보유 부동산가치가 100억원일 경우 25억원이 위험액으로 잡힌다. 기존에는 △업무용 부동산 6% △투자용 부동산 9%의 지급여력비율이 적용됐는데 지난해 K-ICS 도입으로 규제가 강화됐다.

장기 임대주택사업은 보험사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진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사망보험금, 연금 지급 등이 주요 부채 항목인 생명보험사의 경우 부채 듀레이션(잔존 만기)이 약 15.1년으로 추정된다. 월마다 꼬박꼬박 임대수익을 챙길 수 있는 장기 임대주택사업과 같은 사업 모델 확보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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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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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정부는 임대사업자의 임대료 규제도 완화한다. 현재는 세입자가 바뀌어도 임대료 상승률 제한이 적용되고 1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임대료 인상시 소비자물가지수 이하로만 가능하다. 특히 임대료를 올릴 때 '임차인 대표회의와 협의'가 필수 요건으로 있어 임대사업자들의 불만이 크다. 임대료 인상을 순순히 받아들일 세입자들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세제도 손 볼 예정이다. 현재 등록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공시가 기준 수도권 6억원 이하, 비수도권 3억원 이하 주택에만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일정 요건 충족시 종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가 적용 중이다. 정부는 이달 초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방안에서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를 고려해 매입임대 종부세 합산배제 기준을 수도권 9억원 이하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하 주택에 대해서만 종부세 합산배제가 적용되다보니 임대사업자들이 작은 규모의 아파트만 공급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종부세 합산배제 규정이 과도한 규제가 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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