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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아시아 폭락장 여파에 중동 지정학적 긴장감까지 커지자 발 빠른 동학개미들이 금과 원유 관련 원자재 투자 상품을 대거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본 개미들이 하락장을 저점 매수 타이밍으로 삼아 원자재 베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5일 폭락장 이후 1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국제 원유 선물 가격 수익률을 추종하는 'KODEX WTI원유선물(H)' ETF를 36억743만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미국과 한국 반도체 시장에 투자하는 'KODEX 미국반도체MV(36억원)'이나 'TIGER 반도체(33억원)'보다 개인들이 더 많이 선호했다는 것이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도 약 4억원을 사들였다.
당분간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머무는 반면, 원유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본 개미들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지난 5일(현지 시각) 배럴당 72.94달러에서 지난 12일 80.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바로 다음 날인 13일엔 전장보다 2.14% 하락한 78달러선까지 진정됐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유가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앞서 미국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보복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중동에 항모 전단을 출격시킨 데 이어 전략 잠수함도 배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및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WTI 기준 70달러대 초반으로 하락했던 국제 유가는 경기 우려 완화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80달러까지 상승 후 일부 되돌림을 보이는 중"이라고 했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 투자 상품에도 거래가 몰렸다. 5일부터 14일까지 개인들은 ACE KRX금현물을 11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해당 ETF의 순자산은 323억원 넘게 증가하면서 현재 3180억원 규모로 커졌다. 해당 상품은 국내 증시 상장된 유일한 금현물 ETF로, 지난달 평균 거래량이 21만주 수준이었으나 지난 5일 112만주로 폭증하기도 했다.
당분간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머물면서 원자재 수요도 커질 전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여전히 예민한 상태로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WTI 기준 배럴당 85달러 이상 오르면, 단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증폭될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는 2550~2800선 박스권을 오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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