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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부, 수감자 참수·고문·성폭행… 전쟁범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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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 미얀마 조사기구 연례보고서
"민간인 성노예 삼고 시신 훼손 뒤 전시"
한국일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이 지난 3월 27일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에서 차량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네피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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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군부의 범죄 수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 폭격과 고문, 성폭력이 이어지고 시신을 훼손한 뒤 대중에 공개하는 등 심각한 수준의 전쟁범죄마저 벌어지고 있다는 국제기구의 분석이 나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산하 미얀마 독립조사기구(IIMM)는 13일 연례보고서를 내고 “군부가 수세에 몰리고 점점 절박해지면서 이들의 범죄 행위도 더욱 잔혹성을 띠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수감자에 대한 고문, 강간, 아동 학대는 일상으로 자행됐다. 명백한 법이나 처벌 규정도 없었다. ‘군부에 반대하는 자’라고 찍히면 재판 없이 구금됐고 고문실로 끌려갔다.

신체 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졌다. 군정은 수감자들을 대나무 막대기로 쓰러질 때까지 때리거나 전기 고문을 가했다. 또 △펜치로 손톱을 뽑고 △라이터로 피부를 태우거나 △며칠간 잠을 재우지 않기도 했다. △몸에 휘발유를 강제로 들이붓고 불을 붙이거나 △비닐 등을 이용해 목을 졸랐다는 증언도 나왔다. 고문을 당하던 시민들이 사망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살아남았더라도 고통은 계속됐다. 비인도적 환경에 갇힌 수감자들은 의료 서비스는커녕 기본적인 음식과 물도 제공받지 못했다. 군부는 담배 등으로 성기 인근 등에 손상을 가하거나 나이·성별과 상관없이 성적으로 유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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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일 미얀마 북부 샨주 카우크메에서 소수민족 무장단체 타앙민족해방군(TNLA) 소속 병사가 경계를 서고 있다. 카우크메=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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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저항 세력이 아닌 민간인도 희생양이 됐다. 정부군이 군사시설이 아닌 학교, 종교시설, 병원을 공습하면서 무고한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군부에 납치돼 성폭행을 당하거나 성노예로 사용됐다는 정황도 나왔다. 어린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보고서는 “군인이나 정부 민병대가 (구금된 이들을) 참수하고, 절단되거나 성적 피해를 입은 시신을 전시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입수했다”고도 밝혔다.

니콜라스 코움지안 IIMM 책임자는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에 의해 끔찍한 수준의 잔혹하고 비인도적 행위가 벌어졌다”면서도 “소수민족 무장단체 등 저항 세력 역시 범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꼬집었다. IIMM은 반군들 역시 군 정보원이나 협력자로 의심되는 민간인을 즉결 처형했다고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진행된 조사를 바탕으로 발간됐다. 400명 이상의 목격자 증언과 2,800만 개의 글·사진·비디오, 법의학적 증거 등이 자료로 제출됐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미얀마의 국제법 위반을 감시하기 위해 설립한 IIMM은 향후 전쟁범죄 책임자를 기소하기 위해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키고 반대 세력을 유혈진압 해왔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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