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치행동회의에서 연설하는 트러스 전 총리 |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행사 중 자신의 짧은 임기를 빗댄 조롱을 받자 이를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무대를 떠났다.
14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러스 전 총리는 전날 저녁 서퍽에서 열린 저서 홍보 행사 무대에 올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트러스 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관련해 "미국의 보통 사람은 잘 지내지 못하는 것 같고 그가 (11월 대선에서) 아마도 이길 것 같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때 무대 뒤편 천정에서 '내가 경제를 박살 냈다'는 문구와 우스꽝스러운 상추 그림이 담긴 현수막이 나타났다.
그는 2022년 갑작스러운 감세 정책을 발표해 금융시장에 혼란만 빚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그의 임기는 49일로 영국 총리 사상 최단기간이었다.
당시 그의 임기가 상추의 유통기한보다 짧을 수 있다는 조롱을 받았다.
영상에는 트러스 전 총리가 "재미있지 않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나는 모습도 담겼다.
정치 캠페인 단체인 '레드 바이 동키스'(Led By Donkeys)는 이번 일을 자신들이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엑스(X·옛 트위터)에 무대 영상과 함께 "우리는 방금 원격으로 조종되는 상추 현수막으로 트러스의 친트럼프 발언 투어장에 들렀다"는 글을 게시했다.
['레드 바이 동키스'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트러스 전 총리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그는 전날 엑스에 "영국과 유럽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은 끔찍하다"며 "일론 머스크와 엑스가 괴롭힘에 맞서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머스크는 "지지에 감사드린다"는 댓글을 달았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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