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사건 책임
자신의 성과로는 원전·한일관계 정상화 거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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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 차기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총리 연임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자민당 내에서 벌어진 파벌 비자금 스캔들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그는 차기 총리에 대한 당부를 전하는 자리에서 한일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민당이 변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첫걸음은 내가 물러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비자금 스캔들이 발생했을 때부터 마음 속에 각오를 다졌으며 외교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시점에서 물러나 이번 사태에 대한 마무리를 짓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말 불거진 비자금 스캔들로 줄곧 곤혹을 겪어왔다. 기시다 총리의 이름을 딴 ‘기시다파’(고치정책연구회)를 비롯해 일본 자민당 내에는 ‘파벌’로 불리는 정치집단이 존재한다. 파벌은 ‘파티’를 열어 정치자금을 모금하는데, 일부 파벌이 이 자금을 회계장부에 적지 않고 자금을 모금한 의원에게 돌려줘 비자금처럼 사용했다는 내용이다. 문제가 가장 심했던 파벌이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속했던 ‘아베파’(세이와정책연구회)였고 기시다파도 포함됐다.
이 사건으로 아베파와 기시다파, 니카이파가 해체됐지만, 여전히 자민당을 향한 국민의 시선을 따갑다. NHK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때 59%까지 올라갔던 기시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25%까지 떨어졌다. 여론조사에 따라서는 20%를 밑도는 것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는 총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로 당선된 그는, 오는 9월 총재선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총리직을 사임하게 된다.
자신의 3년간 임기 성과에 대해서는 디플레이션 극복 노력, 원전 재가동, 대규모 저출산 대책, G7히로시마 정상회담 개최 등을 꼽았다. 또 한일 관계 정상화도 주요 외교성과로 거론했다.
차기 총리에 대한 당부에서도 원전 재가동, 새로운 원전 설치 등을 통해 전력안보와 탈탄소화를 흔들림없이 추진할 것,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이끌어낼 것 등을 강조했다. 또 그는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한일 관계 정상화를 더욱 확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전략적 관계’를, 북한에 대해서는 ‘납치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평화헌법 9조에 자위대 명기를 명기하고 긴급사태 조항을 창설하는 작업에 대해서도 흔들림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가 퇴진하면서 차기 일본 총리를 향한 일본 자민당 총재선은 본격적인 막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총리 후보로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당,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고노 다로 디지털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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