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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단독] '우울증 갤러리' 충격 민낯…'집단 성착취' 또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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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한 남성들이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일이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가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1년이 지난 지금, 저희가 취재해 봤더니 해당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범죄가 또다시 벌어지고 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건지, 정부 대책에 문제는 없는 건지, 오늘(12일)부터 집중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김보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그만해 달라 살려달라 해도 그냥 그 반응을 즐기는 것 같았어요.]

[신대방팸보다 훨씬 더 악질이고, 그런 목적으로 우울증 갤러리에 들어와서]

진학 스트레스 등으로 잦은 우울감에 시달렸던 16살 A 양.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로부터 위안을 얻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해 중순,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A 양 (당시 16세) : 얘기를 하고 싶기도 했고 같이 놀 친구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되는데….]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한 20대 남성으로부터 받은 제안,

[A 양 (당시 16세) : 친구랑 같이 자기 집으로 오라고. 재워주겠다, 맛있는 것도 사주겠다.]

이게 악몽의 시작일 줄 몰랐습니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남성의 집에서 상상도 못 했던 일이 벌어진 겁니다.

[A 양 (당시 16세) : 한 잔 마시고 기억을 잃었거든요. (술을) 마시는 것까지만 기억나고 그다음 기억은 (그 남자)가 그렇게 (성폭행을) 하는 장면이었고 정신 차렸을 때는 아침이었어요.]

큰 충격을 받았지만 가족이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하고 혼자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A 양 (당시 16세) : 엄마한테나 그런 거를 다 얘기를 못 하니까. 그 이후로 정신과 약을 꾸준히 복용을 하고 있어요.]

역시, 지난해 말 우연히 우울증 갤러리를 알게 된 14살 B 양.

[B 양 (14세) : 한창 우울증도 심했고 의지할 데도 없었고, 검색하다가 우울증 갤러리가 떠서]

연락해 온 남성들과 어울리다가 원치 않는 임신에 낙태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B 양 (14세) : ○○○가 저랑 같은 곳에서 자게 됐거든요. 그러다 터치가 있고 얼마 안 된 다음에 XXX가 와서 또….]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남성들은 불법 낙태약을 구해 건네며, 낙태를 강요했다고 말합니다.

[B 양 (14세) : '솔직히 너한테 책임이 다 있는 거 아니냐(고 했어요.)' (약을 먹고) 배가 너무 아픈 거예요. 병원에 갔는데 병원 문이 닫혀있어서 앞에 그냥 주저앉은 적이 있어요.]

취재진이 확인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심리적으로 의지할 곳이 필요해 우울증 갤러리를 찾았던 경우였습니다.

[C 양 (15세) : 저한테도 막 술 먹고 때리거나 목을 조르거나 발로 차고 싫다 했는데도 막 벗기고….]

이처럼 가해 남성들은 우울증 갤러리에 글을 올린 어린 소녀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히데'라는 닉네임의 20대 남성이 주축이 돼 이른바 '팸'을 꾸린 뒤 폭력과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겁니다.

[A 양 (당시 16세) : '히데'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히데' 집에서 애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팸이 점점 꾸려졌고…. 어린 애들은 대부분 돈도 없고 잘 곳도 없는데 그냥 여기서 재워줄 테니까 밥도 사주고 술도 사줄 테니까 와라.]

지난해 여중생 사망 사건을 계기로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구성된 '신대방팸' 등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됐지만, 이후에도 같은 사건이 또 벌어진 겁니다.

[A 양 (당시 16세) : 자랑하듯이 뭐 자기가 '신대방팸이랑 신림팸 애들이랑 친했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얘기하긴 했었어요.]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 : 강남 여중생 사망 사건이 터지고 나서 의제강간이 많이 줄었구나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이제 '울스타'라는 인스타그램으로 넘어와서 애들을 유혹하는 방법으로 바뀐 거예요. 더 많아요 사건이.]

피해자들이 가해자로 지목한 20~30대 남성은 현재까지 4명.

피해자들의 고소와 주변인들의 신고에 따라 경찰은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 등으로 이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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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기자 spri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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