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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비 낮춰요" 직원 더 뽑았는데 이게 돼?…이케아의 절약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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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이케아 기흥점의 물류창고에서 박스 모양의 로봇들이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찾아 포장, 배송을 맡은 직원에게 전해주는 모습./영상=김성진 기자.SF영화 스타워즈의 한장면 같았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 박스 모양의 로봇 여러대가 눈이라도 달린 듯 서로를 피해 격자 모양의 레일을 따라 수직 또는 수평으로 움직였다. 로봇들은 제멋대로, 무작위로 움직이는 듯 보였지만, 나름의 알고리즘에 따라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찾아내 포장, 배송을 맡은 물류창고 직원에게 전해다줬다. 레일 아래로는 이케아의 홈퍼니싱 상품들이 성인 남성 세명의 키만큼 층층이 쌓여 있었다.

이케아 기흥점은 오는 26일부터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을 가동한다. 풀필먼트란 상품의 배송 준비와 포장, 배송을 아우르는 말이다. 최근 이케아 상품을 온라인이나 헤이오더(전화·채팅)로 주문하는 고객이 늘자 169억원을 투자해 기존의 3300여평 규모의 물류창고 중 400평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로봇 26대가 4000여 홈퍼니싱 액세서리 제품을 찾아 자동으로 출고한다.

현재로서 로봇이 자동 출고하는 제품은 25kg 이하의 컵, 그릇, 화분 등 홈퍼니싱 제품들이다. 부피가 큰 가구 등은 아직 해당 사항이 없다. 하지만 이케아는 자동화 시스템을 꾸준히 발전시킬 계획이고 다른 매장에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케아는 이번 자동화로 물류비를 절약한 덕에 고객이 부담할 배송비를 낮췄다. 최저 배송비만 고려하면 2022년에 2만9000원에서 현재 1만원으로 3분의 1 토막났다. 배송 지역별 차등을 없앴고 가구 배송비가 300kg 미만은 3만원, 600kg 미만은 5만원, 1톤 미만은 7만원으로 전반적으로 절감됐다.

보통 자동화에 따른 물류비 절감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해 인건비 부담이 낮아지며 발생한다. 하지만 이케아는 자동화로 일주일 기준 800시간의 노동력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직원을 늘렸다. 자동화의 플로우 플래너와 물류창고 운영 분석가 직무도 신설해, 최종 22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했고 현재도 부족한 인원을 상시 채용 중이다.

인건비가 오히려 늘었는데, 물류비를 어떻게 절감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매장 내 물류창고의 활용성을 높여 창고의 신규 임대료, 위탁 관리비를 아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향후 10년 동안 4000만 유로, 한화로 60억원을 절약할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앞서 이케아는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 안에 한화 약 140억원을 들여 800여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약속했고 지난해 12월에 300여개, 지난 4월에 360여개에 이어 6월에 330여개 제품의 가격을 추가로 인하했다.

이케아는 향후 3년 동안 약 3억 유로, 한화로 4300억원을 투자해 온라인 주문 배송을 위한 매장 시설을 개선하고 다양한 고객 접점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이케아 관계자는 "2030년까지 매장에서 올해 대비 1.5배 많은 택배 주문량을 처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풀필먼트 역량을 강화해 고객 편의를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인(경기)=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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