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는 사퇴 전제로 한 논의 거부 입장"…WSJ "美, 승산없는 시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베네수엘라의 7·28 대통령 선거를 놓고 국내외에서 '부정개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마약 밀수 혐의 처벌 면제를 조건으로 대통령직을 포기시키는 방안을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마두로 대통령의 내년 1월 현 임기 종료 전 사퇴를 설득하기 위해 마두로와 측근들의 사면안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7·28 대선 이후 친여 인사들이 포진한 선거당국으로부터 당선을 확정받아 3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야권은 야당 후보가 승리했다고 반박하면서 부정 개표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도 개표 투명성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부정 개표 의혹을 제기하는 야권 인사 및 야권 지지자들의 항의시위에 공권력을 동원해 맞서고 있고,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으며 야당의 대화 제의에 대해 협상 가능성을 차단한 채 정면 돌파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 2020년 미국으로 코카인 등 마약류를 수출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 10여 명을 기소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결정적 정보 제공자에게 주겠다며 1천500만 달러(205억원)의 현상금도 걸었다.
이후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베네수엘라 책임자인 대니얼 P. 에릭슨과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사이의 온라인 소통 채널을 활용해 마두로가 체면을 유지해가며 퇴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미측은 '당근책'으로, 서방 석유 회사들이 베네수엘라 사업을 접도록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 흐름 속에 미측은 작년 카타르 도하에서 비밀 협상을 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전제로 한 사면 방안을 제안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의 하야가 포함된 합의안에 대해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WSJ는 미국의 '사면 전제 하야' 제안을 '승산 없는 시도(long-shot)'로 표현하며 성공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임을 시사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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