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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롤러코스터 증시에 채권 향하는 투자자들… 똑똑한 투자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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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 침체-금리 인하 전망에… 증시 피난처로 국채 등 관심 집중

개인투자자들 A등급 회사채 주목… 전문가 “집중 투자 방식은 피해야”

키움증권, 온라인 수수료 감면 등… 증권사들 고객 유치 마케팅 확대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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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한국 코스피는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휩쓸리며 5일 하루에 234.64포인트(8.77%)가 떨어지면서 역대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이웃 나라 일본 역시 닛케이평균주가가 5일 하루 만에 전 거래일 대비 12.4%(4,451엔) 폭락했다가 이튿날 10.23%(3,217엔)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급변동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꼽힌다. 하지만 각국에서 줄줄이 예정된 정책금리 인하도 금융시장 불안정의 이유 중 하나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늦어도 9월부터 정책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해 현재 5.5%까지 오른 금리를 내년 9월 3.75%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 각국에선 이미 금리 인하가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작된 전 세계적인 고금리 시대가 조만간 막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경기 변동이 심하고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선호되는 대표적인 투자 상품이 바로 채권이다. 이미 개인투자자들의 장외시장 채권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37조5620억 원까지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23조10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면서 1년 만에 관련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낮아지는 시기에 맞춰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채권이 어떤 투자 상품이고 어떻게 사들이는지 등을 자세히 알아봤다.

● 금리 인하 전망에 몸값 오르는 채권

채권은 정부나 공공기관, 주식회사 등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금융 상품이다. 투자자들은 채권을 사면서 자기가 가진 돈을 채권 발행 기관에 빌려준다. 그 대가로 이자를 받고, 채권 가격에 따라 채권을 팔 수도 있다.

채권은 발행 기관이 부도 나지 않는 이상 이자와 원금이 보장된다. 그만큼 발행 기관의 신용이 중요하다. 발행 주체에 따라 △국채(정부 발행) △지방채(지방자치단체 발행) △공채(공공기관 발행) △금융채(금융기관 발행) △회사채(일반기업 발행) 등으로 나뉜다. 이자를 지급하는 주기와 방법에 따라서도 △이표채 △할인채 △복리채 △영구채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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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채권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크게 이자 수익과 매매 차익 두 가지다. 지금은 이 중 이자 수익에 대해서만 이자소득세(15.4%)를 내면 된다. 다만 내년 1월 1일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된다면 채권 매매로 생기는 차익도 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채권의 가격은 기준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고금리 상황에서 이미 발행한 기존 채권은 저금리 상황에서 새로 발행하는 채권에 비해 적용된 금리(표면금리)가 높다. 이 때문에 저금리가 시작되면 이미 발행된 기존 채권의 ‘몸값’이 오르는 것이다.

한국 역시 늦어도 10월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시장 전망이 나온다. 이런 전망을 반영해 최근 발행되는 신규 장기 채권 금리는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3.5%인데 국고 3년 금리는 3.0% 안팎까지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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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채권 투자는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저금리 전망이 우세해지며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 참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장외채권 순매수 금액은 2017년 4조 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23조 원을 넘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지난해부터 금리 인하에 베팅해 장기채를 사들이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 국채에 몰리는 채권 투자… “우량 회사채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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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26조 원 정도인데, 이 중 8조3000억 원이 국채 매수에 쓰였다. 일반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투자한 금액은 5조9000억 원에 그쳤다.

사실 국채는 매우 안전한 자산이다. 하지만 그만큼 금리가 낮다. 현재 국채 금리는 2∼3% 정도로, 은행 예금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채권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국채에 비해 다소 위험이 있지만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우량 회사채 투자를 해보는 것을 추천했다.

채권은 전문 신용평가기관이 발행자 신용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 신용이 높을수록, 즉 부도 확률이 낮을수록 더 높은 신용등급이 부여된다. 투자자들은 이 평가에 따라 채권의 부도 가능성을 판단하게 된다. 회사채 중에서 AAA, AA등급의 채권은 부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안전한 채권이다. 하지만 이런 채권 역시 국채와 마찬가지로 높은 이자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투자자들이 A등급 채권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A등급 회사채는 국채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에서 판매하는 장외채권 중 A등급 회사채는 매수금리 세전 5%대 상품이 많다. 지난달 말 한국기업평가가 발표한 A등급 채권 평균 누적 부도율은 1년 0.04%, 2년 0.14%, 5년 0.55%다. 김정범 키움증권 고객자산솔루션본부장은 “안전성을 가장 중시해야 하는 기관투자가와 달리 개인의 재테크로는 회사채 투자가 국채보다 나을 수 있다”며 “통계적으로 볼 때 A등급 회사채의 부도 확률도 우려만큼 높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안전하다고 생각하던 회사들도 갑자기 신용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몇몇 기업에 ‘몰빵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채권 투자를 하는 건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김 본부장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주식 투자의 격언은 채권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라면서 “A등급의 다양한 회사채에 자금을 나눠 투자한다면 회사채의 높은 수익률을 누리면서 부도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금리가 약간 낮더라도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게 낫다는 뜻이다.

● 장내채권 장외채권 차이점은… 투자 전 알아둘 점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가 급증했지만 여전히 많은 투자자가 채권 투자를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를 주식거래시스템(HTS)이나 각 증권사 창구를 통해 살 수 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채권 상품은 크게 장내채권과 장외채권으로 나뉜다. 이는 채권의 종류가 아니라 채권 거래 방식의 종류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장내채권은 채권을 한국거래소(KRX)의 채권 시장을 통해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KRX에 주식을 거래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있는 것처럼 국공채와 회사채 등이 거래되는 일반채권시장이 있는 것이다. 거래 방식은 주식 매매와 동일하다. 증권사 주식계좌를 가지고 있으면 거래할 수 있다.

장내채권은 거래 수수료가 각 증권사 홈페이지에 공시돼 있다. 대체로 채권의 잔존 기간이 길수록 거래 수수료율이 높다. 잔존 기간 3년 이상 채권은 0.15% 이상 거래 수수료를 떼기도 한다. 최근 증권사마다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를 내거는 것처럼 장내채권 거래 수수료도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에서 할인하고 있다. 장내채권 거래 수수료가 싼 증권사와 거래하면 관련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장외채권은 장내채권을 제외한 거래를 말한다. 보통 증권사가 가진 채권을 투자자들에게 쪼개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채권은 주식과 달리 장외채권 거래 규모가 장내채권보다 더 크다. 올해 1∼7월 장내채권 개인 순매수 규모가 1조5000억 원이었던 데 비해 장외채권 규모는 26조3000억 원에 달했다.

장외채권은 판매 수수료가 따로 공시되지 않는다. 같은 채권이라도 증권사에 따라, 판매 방식에 따라 수수료가 다를 수 있다. 수수료를 확인하려면 각 증권사에 직접 문의하거나 온라인 판매 금리를 찾아봐야 한다. 종목당 최소 매수 금액 역시 판매하는 회사마다 다르다. 창구에서 장외채권을 살 경우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 판매 장외채권은 영업직원이 없어 수수료 측면에서 가격이 유리할 수 있다.

장외에서 구입한 채권이라도 사모로 발행된 비상장 채권을 제외하면 모두 장내 거래가 가능하다. 판매 증권사에 요청할 경우 간혹 증권사가 장외채권을 다시 매입해 주기도 한다. 채권을 팔 수 없는 경우 만기까지 보유해야 한다. 간혹 증권사를 통해 매수한 채권 가격이 더 높은 가격으로 장내에서 거래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장외에서 사서 장내로 비싸게 파는 ‘아비트리지 거래’도 가능하다.

●큰 장 열리는 채권시장, 수수료 감면 등 혜택 제공

향후 저금리 상황에 따라 뭉칫돈이 채권으로 옮겨올 것이 예상되면서 각 증권사들은 이들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키움증권은 7일 현재 14개 장외채권을 발행금리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회사에서 판매하는 장외채권인 ‘에스케이리츠4-2’는 발행금리가 3.999%인데 판매금리가 4.000%다. 이 둘의 차이가 증권사 이익으로 가는 구조인데, 판매금리가 발행금리에 가까울수록 증권사 마진이 줄어들게 된다. 김정범 본부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키움증권을 통한 채권 매매가 긍정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발행금리 수준의 장외채권 판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기존 0∼0.15%였던 장내채권 온라인 거래 수수료도 올해 말까지 일괄 0%로 적용한다.

이 밖에 DB투자는 9월 말까지 장외채권을 매수할 때 최대 7만 원을 지급한다. 신한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퇴직연금 계좌에서 장외채권 10만 원 이상을 매수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채권
정부나 공공기관, 주식회사 등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금융 상품. 투자자들은 돈을 채권 발행 기관에 빌려준 대가로 이자를 받고, 채권 가격에 따라 채권을 팔 수도 있다. 발행 주체에 따라 국채, 지방채, 공채, 회사채 등으로 구분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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