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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유튜브 보면서 바로 쇼핑 ‘클릭’…세계 최초 [화제의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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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24


매경이코노미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을 LG트윈스의 공식 유튜브 채널 ‘LG트윈스TV’에 연동했다. (카페24 제공)


#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열혈 팬인 30대 직장인 김현정 씨(가명)는 최근 유튜브 앱을 통해 ‘베어스 티셔츠’를 구매했다. 지난 7월 11일 유튜브 채널 ‘베어스TV’에 유튜브 전용 쇼핑 스토어가 생기면서 판매가 시작된 티셔츠다. 티셔츠 한 장이 5만5000원으로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팬 구단 영상 시청 중 ‘제품 보기’ 버튼을 눌러 티셔츠를 보다 보니 어느덧 구매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두산베어스뿐 아니다. LG트윈스 역시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인 ‘LG트윈스TV’에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을 도입했다. 구단은 채널 쇼츠 영상의 쇼핑 아이콘에 유니폼, 모자, 키링 등 구단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스토어’ 탭과 라이브 스트리밍에서도 선수들이 직접 디자인한 유니폼인 ‘선디폼’을 비롯해 다양한 굿즈를 판매할 예정이다. LG트윈스 측은 “앞으로 주요 신상품을 유튜브 쇼핑에 우선 공개하고 굿즈와 연계한 영상 스토리 구성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유튜브가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와 함께 지난 6월 19일 출시한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얘기다. 쇼핑몰 등 외부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이용자들이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면서 손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기능이 도입된 건 한국이 ‘세계 최초’다. 이 같은 소식에 카페24는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서며 주식 시장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당 기능이 출시된 직후인 지난 6월 19일부터 25일까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보고서 1위는 신한투자증권의 ‘카페24-진짜 유튜브 쇼핑이 온다’였다. 주가 역시 크게 요동쳤다. 지난 4월 26일 1만4660원으로 마감했던 카페24 종가는 7월 31일 기준 3만2950원으로 훌쩍 뛰었다. 지난 6월 26일에는 장중 4만29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카페24가 유튜브 쇼핑 기능을 강화하면서 기업가치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줄줄이 내놓는다. 미래에셋증권 보고서(임희석 애널리스트)는 “구독자 수 10만명 이상인 국내 유튜버 수는 5000명을 웃돌며 광고 외 신규 수익을 가져다줄 유튜브 쇼핑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카페24 어떤 회사?

‘벤처 1세대’ 이재석 대표가 창업

카페24는 이재석 대표가 1999년 설립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이다. 이 대표는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인터넷 벤처 1세대’다. 1990년대 후반, 당시 주요 포털사이트 커뮤니티를 지칭하던 ‘카페’의 회원들이 핵심 고객층이었기에 카페24라고 이름을 붙였단 설명이다. 2002년 호스팅센터, 2003년 쇼핑몰센터를 열었고 2010년에는 모바일 쇼핑몰 서비스를 선보이며 서비스를 다각화했다. 2018년에는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이 있는 기업에 자본 시장 진입을 허용해주는 특례 상장 제도 ‘테슬라 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며 수익성보다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카페24는 쉽게 말해 온라인 판매자를 위한 서비스다. 쇼핑몰 사이트 구축·관리 서비스를 넘어 마케팅과 물류, 배송 업무까지 온라인 비즈니스의 전 과정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력 사업은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 잠깐용어 참조)’ 쇼핑몰. 이 대표는 D2C 쇼핑몰로 상품을 판매하면 특정 마켓플레이스에 종속되는 대신 누구나 복잡한 개발 없이 쇼핑몰을 쉽게 구축·운영할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예상은 적중했다. 올해 초 IPO(기업공개)에 성공한 ‘에이피알’부터 로레알에 약 6000억원에 매각된 ‘스타일난다’, 최근 MZ세대의 주목을 받는 ‘안다르’ ‘마뗑킴’ 등 유명 쇼핑몰이 카페24 플랫폼에서 탄생했다. 현재까지 카페24의 D2C 브랜드는 200만곳에 달한다.

유튜브와 ‘연동 서비스’ 첫 협업

‘1시간에 1억’ 매출 거두기도

카페24 영향력이 커지자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새로운 형태의 쇼핑 채널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그게 2022년 12월에 나온 ‘유튜브 쇼핑 연동 서비스’다. ‘유튜브 쇼핑 시즌1’ 버전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 서비스는 쇼핑몰 상품 데이터 등을 유튜브 채널과 손쉽게 연동할 수 있게 했다.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비롯한 영상 콘텐츠와 채널 내 스토어 탭에 ‘제품 보기’ ‘쇼핑’ 버튼이 생긴 시초다.

이후 국내 유튜브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해당 서비스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일례로 축구 해설 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이스타TV’는 지난 4월 7일 의류 판매 라이브커머스 방송 1시간 만에 1억원 이상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판매자가 성장할수록 카페24가 얻는 부가 수익도 증가했다.

매경이코노미

더 진화한 ‘유튜브 전용 서비스’

“유튜브 쇼핑 매출액 400억원 전망”

‘유튜브 쇼핑 연동 서비스’로 카페24는 구글과의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됐다. 지난해 12월 구글이 카페24에 260억원을 투자한 게 그 증거다. 이런 양 사 협업이 이어져 지난 6월, 한 단계 더 진화한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가 나왔다. 기존에는 유튜브 시청 중 ‘제품 보기’ ‘쇼핑’ 버튼을 누르면, 제품을 살 수 있는 외부 쇼핑몰 상품 페이지로 이동했다. 소비자들은 외부 쇼핑몰에서 새로 로그인한 뒤 상품을 주문하고는 했다. 하지만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이용하면 별도 쇼핑 플랫폼이나 홈페이지 이동 없이도 유튜브 앱 내에서 주소와 결제 정보만 입력해 바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이 기능은 나온 지 한 달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당 기능 출시 이후 5만명대던 하루 평균 이용자가 8만~9만명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송종선 카페24 마케팅이노베이션본부장은 “구글 자료를 보면 유튜브 쇼핑 기능을 활용해 제품을 태그, 콘텐츠에서 소개하는 경우 시청 시간이 25% 높았다”며 “제품을 태그해 구매 링크도 함께 제공하는 경우, 구매 링크만 소개하는 콘텐츠보다 제품 클릭률이 23% 높았다”고 들려줬다. 더불어 유튜브 채널 ‘노빠꾸탁재훈’에서 홍보한 고체 치약 상품은 구매전환율 12.8%를 달성했다. 김석집 네모파트너즈POC 대표는 “일반적인 전자상거래 구매전환율이 1%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10배 이상 수치를 기록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유튜브가 점유율을 확대할 경우 카페24의 유튜브 쇼핑 매출액이 4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희석 애널리스트는 “4년 뒤 카페24 실적에서 유튜브 거래액(GMV)은 5조원대로 추정된다. 수수료율이 0.8%라고 가정하면 매출액은 4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사업에 실패 ‘성장통’도

올해 과제는 ‘턴어라운드’

카페24 앞에 탄탄대로만 있는 건 아니다. 유튜브와의 협업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카페24는 올해 ‘실적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간 실적이 부진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카페24는 지난해 매출 2781억원, 영업손실 3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해 적자가 이어졌다. 카페24 서비스를 해외에 현지화하고자 한 해외 법인 사업이 코로나19를 맞닥뜨려 실패로 이어진 게 영업손실의 주된 이유였다.

“다만 최근 실적 개선을 위한 ‘밑작업’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대부분의 해외 법인을 철수하고, 해외 인력 역시 감축하는 등 고정비를 절감시키며 적자폭을 줄였다. 올해 2분기에는 유튜브 커머스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하기도 했다. 카페24에 따르면 연결기준으로 올해 2분기 회사의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9.3% 증가한 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실적에 힘입어 영업손실 35억원(2023년 상반기)에서 영업이익 91억원(2024년 상반기)으로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률은 -2.5%에서 6.4%로 개선됐다. 카페24는 실적 증가 요인으로 쇼핑몰 거래액 증가를 꼽았다.

임희석 애널리스트는 “카페24는 올해 매출액 291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잠깐용어 *D2C(Direct to Consumer) 제조사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간 유통 단계를 제거하고 온라인 자사몰,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1호 (2024.08.07~2024.08.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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