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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마켓인사이트] '퍼펙트 스톰'에 초토화된 증시…회복까지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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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최악의 날 맞은 코스피 5주 연속 하락…2,600선 하향 이탈

경기침체 우려·엔케리 청산 연쇄 작용에 외국인 투자자 '썰물'

"공포 완전 해소까지 박스권 장세"…경기지표 과민반응 경계해야

연합뉴스

코스피 장중 2,500선 아래로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경기침체 공포와 엔화 자금 이탈의 연쇄 작용으로 발생한 '퍼펙트 스톰'을 맞아 초토화됐다.

전주 마지막 거래일인 2일 코스피 101.49포인트(3.65%) 급락은 예고였을 뿐, 지난 5일 코스피는 역대 최대 하락 폭인 234.64포인트(8.77%) 폭락했고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시가총액 235조원이 증발했다.

패닉셀 양상은 하루 만에 진정됐지만 폭락의 여진 속 충격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증시는 여전히 본격적인 반등을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 공포와 수급 이슈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경제지표 하나하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며 당분간 시장의 단기 등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그래픽] 코스피·코스닥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코스피가 5일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8% 넘게 폭락하면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종가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11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87.76포인트(3.27%) 내린 2,588.43으로 마감했다.

7월 중순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이전 주까지 2%대였던 하락 폭도 더욱 커졌다.

지난 5일은 4년 5개월 만에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되고 코스피가 장 중 한때 10% 넘게 추락하는 등 증시 최악의 날 중 하나로 남게 됐다.

미국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부진으로 확산한 경기침체 우려에,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본격화가 맞물리면서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증시의 비이성적 폭락은 이후 경기침체론이 과장됐다는 인식과 일본은행의 입장 선회로 인해 진정됐고, 코스피는 폭락 후 4거래일 중 3거래일 상승하며 폭락분을 다소 만회했다.

지난주(8월 5~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2천200억원을 순매도해 4주 연속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기관도 1조1천489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2주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3조1천998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폭락장 후 반등세를 주도했다.

업종별로는 코로나19 확산세의 수혜가 기대되는 의료정밀(5.30%), 의약품(3.19%), 그리고 밸류업 모멘텀이 작용한 증권(0.56%)만 오름세였을 뿐, 화학(-8.00%), 섬유의복(-6.71%), 전기전자(-4.90%)를 비롯한 대부분 업종이 내림세였다.

코스닥 지수는 764.43으로 전주 대비 14.90포인트(1.91%) 내려 4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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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폭락,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코스피가 급락한 5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 미국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금주 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에 박스권 장세에 머물 가능성이 작지 않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단기적으로는 완화했지만, 수급 공백 우려는 여전하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국내 증시 주요 섹터의 부진이 증시 상단을 누르고 있다"며 "증시 하방 압력과 변동성을 키운 요인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반등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주 증시가 V자로 반등하기보다는 1차 반등 후 저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가 침체는 아니더라도 둔화 우려가 유입되고 있고 수급 공백 우려도 상존하는 만큼 지수 반등을 적극적으로 추종하기보다는 비중 조절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관망세는 적어도 미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유사 사례를 살펴봤을 때 한 달가량 지수가 횡보하면서 바닥을 확인했고, 그 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 수급도 한 달가량 관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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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폭락한 뉴욕 증시
[AFP 게티이미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투자 심리가 악화한 상황에서 당분간 경제지표에 대한 과민 반응도 나타날 수 있다. 금주 발표가 예정된 주요 지표로는 13일 미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14일 미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5일 미 7월 산업생산·소매판매 등이 있다.

물가가 아니라 경기에 주목하는 현재관점에서는 악재가 더 이상 '배드 뉴스 이즈 굿 뉴스'(Bad news is good news·악재가 오히려 호재)가 아니라, '배드 뉴스 이즈 배드 뉴스'(Bad news is bad news)로 인식된다는 것이 증권가 진단이다. 주요 지표가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예상치를 웃돌아야만 침체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진혁 연구원은 "시장 경계심이 높아진 만큼 경기 부진 신호가 나올 경우 하방 충격의 폭이 커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언제든 불붙을 수 있는 중동 위기도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악재다.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미 대선도 금융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낮춘다.

그나마 올해 2분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도 하락장을 피하지 못한 조선, 전력기기, 금융, 음식료 등 종목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 반도체주 역시 계속되는 수출 호조와 정부의 지원 의지 덕에 반등 여지가 있다.

NH투자증권은 금주 코스피 전망치를 2,500~2,62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3일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 14일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한국 7월 실업률

▲ 15일 미국 7월 산업생산·소매판매, 중국 7월 산업생산·소매판매, 한국 광복절 휴장

▲ 16일 미국 7월 건축허가·신규주택착공건수, 미국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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