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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달총이 '치즈(CHEEZE)'라는 이름을 지키고 싶었다며 홀로 치즈를 끌어가게 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치즈는 2011년 디지털 싱글 '나홀로 집에'로 데뷔한 뒤 '마들렌 러브 (Madelein Love)', '좋아해'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이후에도 각종 OST에 참여했고, 여러 앨범을 내면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해 왔다. 어느덧 데뷔 후 13년이 흐른 지금, 치즈를 있게 한 노래는 어떤 곡이라고 생각할까. 달총은 "전부 제 자식들이기 때문에 거의 다 애착이 간다. 나올 때마다 애정하는 곡이 바뀐다. 힘들었던 걸 생각하고, 잘됐던 걸 생각해도 다 지난 것들이라"고 담담히 밝혔다.
고민을 거듭하던 달총은 대중에게 치즈의 이름을 각인시킨 1.5집 '플레인(Plain)'과 '오늘의 기분' 앨범을 꼽았다. 그는 "'플레인' 앨범이 잘 돼서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고, '오늘의 기분'에 대해선 "음악 인생의 터닝포인트 같은 느낌이다. 아쉽게도 코로나 때문에 활동 많이 못했지만, 그 앨범도 저한테 많은 영향을 준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플레인'과 '오늘의 기분' 사이, 치즈는 큰 변화를 겪었다. 4인 밴드로 시작했지만, 2017년부터 달총 1인 밴드로 재편된 것. 그럼에도 달총이 홀로 '치즈'라는 이름을 고수하는 이유는 '책임감'때문이었다고. 달총은 "그땐 그 이름을 안 지키면 안 될 것 같았다. 많은 분들이 서운해하시고. 저도 가볍게 시작했지만 이 이름이 갖는 의미가 큰데 갑자기 그렇게 돼버려서. 이걸 지키고 가는 게 누구도 아픈 사람 없이 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내 그는 "(이후로) 어떤 쓴소리가 올 지는 생각을 못하고 정해서 이렇게 왔다"면서도, "그 이름을 지켜온 것을 후회는 안 한다. 지키는 와중에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최근에 다시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멤버들과 함께했던 치즈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가 있는 만큼, 혼자 남았을 때의 고민도 상당했을 터. 달총은 "치즈라는 팀 자체가 음악계 전설이 되자는 포부를 갖고 시작한 팀이 아니다. 네 명이 놀다가 스터디식으로 '좋은 곡 써보자' 하고 시작을 했다"며 피드백이 생긴 후 '장난'으로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혼자 활동하고 난 다음에 어려운 점도 분명히 있었다"는 달총은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실 때여서, 서운함도 크셨을 거다. 다잡고 뭔가를 내도 곡 자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누군가의 부재로 인한 평가가 많았다. 저도 속상하지만 같이 곡을 쓴 친구에게도 미안했다. 그 기간이 짧지는 않았다. 저도 거기에 좌지우지 됐던 것 같다"고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사실 전 예전부터 똑같이 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곡에 참여를 안 했던 사람도 아니고. 1집부터 멜로디랑 가사도 썼고. 팀 안에 프로듀서가 있었다 보니 제가 한 역할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전 똑같이 하고 있었으니 저도 많이 흔들렸다"고 했다. 달총은 "예전 같지 않다"와 "예전 같다"는 반응 사이에 갇혀있던 시기, "피드백에 흔들릴 게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걸 내는 게 더 좋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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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총은 "이렇게 내서 망해도 내가 선택해서 망한 건 내 책임이니 괜찮을 것 같았다. '내손으로 망해버리자' 해서 냈던 게 '오늘의 기분'이었다. 생각보다 결과가 좋아서 제 선택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됐다. '다른 사람 말에 흔들리지 말고 나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되면 되는구나'를 알았다"고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를 들려줬다.
치즈의 음악에서 빠진 적이 없는 달총의 목소리는 곧 치즈 음악의 색깔이고 정체성이기도. 지금의 치즈와 과거의 치즈 음악에서 가장 큰 차이점을 꼽아 달라는 요청에 달총은 "사람이 많고 팀으로 하다보면 여러 가지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백퍼센트 내 맘에 안 들더라도 결과물을 내야 할 때가 많았다"며 "그런 걸 많이 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치즈가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시도도 못해보고 끝나는 경우가 많더라. 그때 그걸 배워서 지금 치즈 음악에서도 확신이 있다면 안 바꾼다. 떠올렸던 키워드가 있으면 술술 끝내야 한다. 고칠 게 있어도 그날 다 확신을 갖고 결정을 내리는 건 지금이 더 쉬워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그는 "옛날부터 곡을 만들 때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멜로디가 어려우면 편곡이 심플하고, 사운드가 어려우면 가사가 쉬워야 하고. 그런 밸런스를 맞추려고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책임감이 막중한 개인 레이블 대표로서의 달총은 치즈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꾸려갈까. "모든 걸 다 떼고 치즈라는 이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는 그는 "(이제는) 혼자 하는 치즈도 '폼이 좋다' 그런 인정을 받은 기분이다. 앞으로는 조금 더 사리지 않고 더 강단 있게, 쿨하게 브랜드를 만들어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끝으로 달총은 다음 앨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작업은 계속하고 있다. '오늘의 기분'부터 한밤이라는 친구랑 저랑 같이 작업을 하다 보니 파트너처럼 굳혀진 느낌이 있다. 여러 장르를 하려면 여러 방법을 시도해봐야 할 것 같아서 송캠프도 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 다양한 음악이 나올 것 같다. 제 안에서 유연하게 바뀔 수 있는 부분의 중심점을 찾아서 낼 계획"이라며 "열심히 살아야 한다. 생사가 달려있다"며 털털하게 웃어 보였다.
한편, 달총의 치즈는 9일 오후 6시 새 싱글 '불꽃, 놀이'를 발매한다. '불꽃, 놀이'는 보사노바 기반의 미니멀한 힙합 비트가 섞인 유니크한 곡이다. 앞선 싱글 '우릴 머금던 바다'로 시원한 여름 감성을 보여준 달총은 '불꽃, 놀이'를 통해 서늘한 기운을 전하며 새로운 음악적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사진=무드밍글(MoodMingle)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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