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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개그콘서트'가 일본으로 간다. 부진한 성적 속 '개그콘서트'의 대안은 '개그 한일전'이었다.
오는 9월 5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제프 하네다에서는 '개그콘서트 in JAPAN' 공연이 열린다. '개그콘서트 in JAPAN'는 '개그콘서트'가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선보이는 공연으로, 일본 최대 개그맨 전문 매니지먼트사인 '요시모토 흥업'과 협업해 한일 코미디 대항전 포맷으로 진행된다.
'개그콘서트' 측은 '데프콘 어때요', '심곡 파출소', '소통왕 말자 할매', '만담 듀오 희극인즈', '알지 맞지' 등의 코너들과 10인조 남자 아이돌 엔싸인(n.SSign)이 특별 게스트로 출격한다. 요시모토 흥업에서는 코미디 콘테스트 'R-1 그랑프리' 결승 진출자 토니카쿠 아카루이 야스무라, 야쿠자 개그로 유명한 콤비 COWCOW, 2023년 영국 인기 TV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출연한 이치가와 고이쿠치, 몸개그의 대가 웨스피(Wes-P) 등이 일본을 대표해 출전할 예정이다.
공연은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며 양국 대표 코미디 선수들이 총 14~16개의 코너를 선보인다. '개그콘서트' 측은 현장에 통역 자막용 LED를 설치해 언어의 벽을 허물고 웃음으로 하나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개그콘서트'의 일본 진출에 대한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개그콘서트'는 지난 1999년부터 시작해 KBS의 간판 프로그램으로서 시청자들의 주말 밤을 책임져왔다. 수 많은 신인 개그맨들의 등용문으로, 다양한 유행어들을 탄생시키며 국민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해 왔다.
그 당시 '개그콘서트'의 명성은 가히 최고였다. 전성기 시절 평균 시청률은 20%에 달했으며, 최고 37.3%까지 기록하며 승승장구 했다.(닐슨코리아 전국가구기준) 다만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며 침체기를 겪었고, 시청률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결국 대규모 개편에도 지지부진한 성적이 이어지자 2020년 6월 종영을 결정, 3% 시청률로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종영 이후에도 KBS는 꾸준히 '개그콘서트'의 부활을 꾀했다. 이듬해 스핀오프 격인 '개승자'를 통해 서바이벌 형식의 공개 코미디를 진행했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했고, 지난해 8월 종영 3년만에 부활한 '개그콘서트'는 현재 2%대를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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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개그콘서트'가 택한 것은 해외였다. 일본과의 협업을 통해 '한일전'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포맷에 변화를 주고자 한 것. 하지만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물음표'였다. 국내 시청자들의 마음조차 얻지 못한 상황에서 "K-팝, K-드라마에 이어 K-코미디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글로벌화를 시도하는 것은 다소 뜬구름을 잡는 것처럼 느껴진다. 더군다나 정서 자체가 다른 일본의 개그코드가 이들에게 와닿을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와 별개로 최근들어 해외로 무대를 옮겨가고 있는 KBS의 행보에 대한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KBS는 지난해 '가요대축제' 일본 개최 소식을 전했다가 대중의 큰 반발을 샀다. 엄연한 공영방송임에도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 연말 공연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K팝 팬들보다 일본 팬들을 우선시하는 듯한 모습에 '일본 개최 반대' 청원까지 쏟아졌다.
그럼에도 KBS는 '가요대축제'를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로 이름을 변경하며 일본 공연을 강행했던 바. 공연 이후에는 일본 OTT에서만 미공개 풀버전을 공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기에 '개그콘서트'까지 일본으로 가 한일전을 펼친다는 소식이 들리자 그에 대한 반발의견도 뒤따르고 있다.
다만 지난해 9월 tvN '코미디 빅리그'까지 폐지하면서 국내 코미디 프로그램의 명맥이 끊기고 개그맨들 또한 갈곳을 잃은 상황. 유튜브 시장의 확대로 TV가 아닌 유튜브로 넘어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이들도 있지만, 일자리를 잃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개그맨들도 적지 않다. '개그콘서트'는 부진한 성적과는 별개로 개그맨들이 설 곳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일본행 역시 그 노력을 위한 다양한 시도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과연 '개그 한일전'이 침체돼있던 '개그콘서트'의 분위기를 반전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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