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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선미경 기자] 어쩌다 성범죄자의 유튜브를 보는 세상이 됐을까. 참으로 배려 없고 뻔뻔한 행보다.
미성년자 성폭행 등으로 실형을 산 그룹 룰라 출신 고영욱이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근황을 알렸다.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한 일이지만, 시작부터 논란을 낳고 있다.
고영욱은 지난 5일 ‘Go!영욱’이란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 첫 번째 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개인 SNS를 통해서 “부끄러운 삶을 살았다. 집에서 넋두리하며 형편없이 늙고 있는 것 같아서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두서없이 유튜브를 시작해 본다.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시라”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게재한 첫 번째 영상에는 고영욱이 등장하지는 않았다. 그의 반려견의 모습을 담은 일상이었다. 고영욱의 모습은 사진으로만 등장하고 있었다. 단 댓글창은 닫았다. 3분 가량의 이 짧은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무려 조회수 18만회를 넘어섰고, 채널 구독자 역시 3만 4000명을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기심에서 비롯된 뜨거운 반응이었다.
하지만 고영욱의 행보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은 여전했다. 고영욱은 지난 2013년 미성년자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2년 6개월의 실형과 신상정보 공개 5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15년 만기 출소했으며, 신상정보 공개 기간이 종료된 후인 2020년 11월엔 개인 채널을 개설하고 활동 의지를 보이기도 했었다.
당시 고영욱은 “이렇게 다시 인사드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살아 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기에 이젠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늘 성찰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의 활동이 금지됐기에 고영욱의 채널은 이틀 만에 폐쇄됐다.
그리고 고영욱이 선택한 것이 성범죄자 활동 규제가 없는 유튜브였다. “범죄가 있으면 아무것도 못하고 조용히 지내야 되는지 혼란스럽다”라는 것이 고영욱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물론 범죄자들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는 것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고영욱은 어떨까. 고영욱의 성범죄 대상은 미성년자였다. 그렇기에 더욱 엄격한 처벌이 필요했다. 더구나 당시 고영욱은 인기 연예인으로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을 성범죄에 악용했다. 아무리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라고 하지만, 대중에게 공인 이상의 영향력을 끼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고영욱의 성범죄는 더 악질이었다.
그런 고영욱의 복귀다. 단순히 범죄자의 갱생 기회를 논하기에 그 방식이 적절해 보이지도 않는다. 요즘 유튜브의 경우 알고리즘의 영향력으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즉 원하지 않아도, 미성년자도 고영욱의 채널을 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성범죄 이력이 있는 고영욱이란 연예인의 유튜브 개설’, 시작부터 화제가 될 게 불 보듯 뻔했다.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다시 이름이 거론되고. 이는 고영욱의 피해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부끄러운 삶을 살았다’라고 인정하면서도 끝까지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뻔뻔한 선택이었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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