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또 폭락할라...금융당국, 매일 관계부처와 점검회의 나선다

지난 5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오른쪽줄 가운데)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관계부처와 함께 주식시장 변동성 관련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가졌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변동성이 커진 국내 증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매일 점검회의를 갖기로 했다. 반대매매에 따른 추가하락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금융당국이 적절한 시기에 대응책을 강구하기 위해 비상체계를 구축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정부는 국내 증시 낙폭은 과도한 측면이 있고, 우리 경제가 대외충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관계부처는 금융시장 상황 변동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당분간 매일 점검회의를 갖기로 했다. 전날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 등과 주식시장 변동성 관련 긴급 시장점검회의에 나섰다. 같은 날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열린 관계기관 합동회의 이후 금융당국 자체적으로 가진 회의다. 사실상 전날부터 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금융당국은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계획) 1단계 가동 여부도 검토 중이다. 1단계는 모니터링 강화 등 수준이나, 구체적인 대책이 발표되는 2단계로 돌입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금융당국은 관계기관 회의를 통해 컨틴전시 플랜 가동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에서 나올 수 있는 대응책에는 반대매매 기준 완화, 상장사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등이 거론된다. 코로나19 당시 증시 급락에 따른 대응책으로 실행된 방안들이다. 당시에는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도 이뤄졌으나, 공매도 제도개선 최종안 발표에 따라 이미 공매도는 내년 3월까지 금지된 상태다.

반대매매는 주가의 추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권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신용거래)한 주식이 일정 주가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청산하는 행위를 말한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대신 증거금 담보비율을 140% 이상 유지하도록 요구한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낮아지면 투자자가 직접 증거금을 메꿔야 하는데, 보통 2거래일 내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강제 청산된다. 이때 증권사는 개장 전 물량을 하한가로 매도하기 때문에 주가 하방압력을 높인다.

당시 금융당국은 '주가하락→반대매매→주가하락'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신용거래 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했다. 증권사 내규로 정한 담보비율을 준수하지 않더라도 제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노 액션 레터'(비조치 의견서) 발급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44억4000만원,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0.4%로 아직은 양호한 상황이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오는 7일부터 본격적으로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2거래일 내 담보부족을 해결하지 않으면 증권사가 다음 거래일에 반대매매에 나서는데, 증시가 폭락한 전날부터 계산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지는 시기는 오는 7일이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분간 관계부처와 매일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책 마련 등을 고민할 것"이라며 "주가하락 대응책인 반대매매 기준 완화, 상장사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등도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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