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가 과도 정부 구성
폭력 진압 책임자 엄벌 약속
시위 주도해 온 대학생 단체
“노벨상 수상자 수반으로”
폭력 진압 책임자 엄벌 약속
시위 주도해 온 대학생 단체
“노벨상 수상자 수반으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 <사진=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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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에서 공무원 할당제를 둘러싼 반정부 시위 격화로 셰이크 하시나(76) 총리가 결국 사임하면서 조기 총선이 치러지게 됐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와커 우즈 자만 육군 참모총장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하시나 총리가 사임했으며 군부가 과도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이번 시위에 대한 폭력적 진압과 관련해서도 조사에 착수하고 책임자를 엄벌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6월 다카 고등법원의 결정으로 2018년 당시 대학생 시위로 폐지됐던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 30% 할당제’가 부활하자 이에 반발한 방글라데시 대학생들이 다시 거리로 나선 바 있다. 정부가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지난 7월 중순 이후 3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고 1만1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대법원이 지난달 21일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할당 비율을 30%에서 5%로 낮추면서 시위는 다소 진정됐으나, 대학생들은 이내 강경 진압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지난달 말 하시나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재개했다. 이에 유혈 충돌이 발생하며 지난 4일 하루에만 경찰 14명을 포함해 100명 가까이 숨졌다.
하시나 총리는 5일 시위대가 수도 다카의 총리 관저에 몰려들자 군용 헬기를 이용해 방글라데시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하시나 총리가 대피한 후 수천명의 시위대가 총리 관저를 비롯해 여당 정치인들과 관련된 건물에 몰리면서 약탈과 방화가 이어졌다.
지난 5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총리 사임 소식에 기뻐하는 시민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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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나 전 총리의 행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 인도 매체는 실시간 항공기 위치확인 사이트를 인용해 하시나 전 총리가 탄 군용기가 인도 동부 상공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모함메드 샤하부딘 대통령은 이날 자만 참모총장 및 야당 지도자들과 긴급 회의를 연 뒤 의회를 해산하고 과도 정부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샤하부딘 대통령은 회의 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회의 결정 사항을 전하며 6일 오전 6시부터 통행금지령을 해제하고 최대한 빠르게 차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대학생들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빈곤퇴치 운동가인 무함마드 유누스(84)를 과도정부 수반으로 추대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위를 주도해 온 ‘차별반대학생모임’(SAD)의 대표인 나히드 이슬람은 6일 “국제적 명성이 높고 폭넓은 적합성을 지닌 노벨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에게 수석 고문을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누스는 빈곤층 대상 무담보 소액대출을 목적으로 그라민은행을 설립한 공로로 지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2007년 방글라데시 여당 세력에 맞서는 정당을 창당하려다 정치권 견제로 실패한 뒤 2011년 그라민은행 총재직에서도 쫓겨났다. 올해 1월 총선을 앞두고 노동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빈곤퇴치 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사진=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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