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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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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류현진 다음 거물 데려왔다… ‘MLB 36승+연봉 500만 달러’ 라우어와 35만 달러에 계약 [공식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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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위태위태해 보이지만 그래도 선두 자리를 놓지 않으며 2017년 이후 첫 대권 도전에 나서고 있는 KIA가 승부수를 던졌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움직이지 않는 대신 외국인 투수 교체로 마지막 로스터 정비를 완료했다. 경력만 놓고 보면 어마어마한 거물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36승의 투수가 KIA 유니폼을 입는다.

KIA는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에릭 라우어(29)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KIA는 “새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Eric Lauer. 좌투우타. 1995년생)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 등 총액 3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현 시점에서 35만 달러(약 4억8000만 원)는 교체 외국인 선수에 베팅할 수 있는 사실상의 최대치로 평가된다.

KIA는 “미국 오하이오주 엘리리아 출신인 라우어는 신장 190cm 체중 94kg의 체격을 지니고 있으며,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4시즌 동안 뛰었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120경기(선발 112경기)에 출장해 36승 37패 2홀드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36경기(선발 30경기)에 나서 9승 10패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22년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소속으로 29경기에 선발로 나서며 11승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IA는 “올 시즌에는 마이너리그에서만 19경기에 등판(선발 등판 16경기), 75.1이닝을 투구하며 4승 5패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했다”면서 “라우어는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이 장점이며,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190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시속 151km의 빠른공과 낙차 큰 커브가 위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라우어는 5일 오후에 입국했으며, 6일 오후 메디컬 체크 등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라우어의 빈자리를 만들기 위해 KIA는 지난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윌 크로우와 캠 알드레드의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 두 선수는 웨이버 절차를 거치며, 일주일 내에 양수하겠다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으면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공시돼 올 시즌은 KBO리그에서 뛸 수 없다.

◆ 류현진 다음의 거물급 경력… 강력한 원투펀치 찾던 KIA 결국 뜻 이뤘다

라우어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29살의 나이에, 이 정도 경력을 가진 선수가 KBO리그에 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며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경력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만 통산 36승을 거뒀다. 현재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 중 라우어보다 더 강력한 경력을 가진 선수는 한때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의 선발로 평가됐던 류현진(37·한화) 뿐이다. 그 정도로 라우어의 경력이 화려하다.

라우어는 고교 졸업 후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 진학을 선택했고, 결국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샌디에이고의 1라운드(전체 25순위) 지명을 받았다. 이미 대학 최고 레벨의 투수로 평가를 받았고, 완성형 선발로 클 수 있다는 기대치가 컸다. 그런 라우어는 예상대로 짧게 마이너리그 경력을 마치고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시즌에서 2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가 6승7패 평균자책점 4.34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당시 샌디에이고는 라우어를 선발 로테이션의 차세대 기수로 볼 정도로 평가가 괜찮았다. 그런 2019년에는 30경기(선발 29경기)에서 8승10패 평균자책점 4.45을 기록하며 차근차근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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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어는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밀워키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샌디에이고는 중견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렌트 그리샴을 영입하는 대가로 라우어를 밀워키에 내줬다. 라우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60경기 단축 시즌이 열린 2020년 출전 기록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 팀 선발진에 자리를 잡았다. 2021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밀워키의 선발 로테이션에 들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지만 안정적인 투구로 결국 한 자리를 따냈다. 라우어는 2021년 24경기(선발 20경기)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3.19로 활약했다. 개인 최고 성적으로 당시 코빈 번스, 브랜든 우드러프와 함께 밀워키 선발진을 이끄는 핵심으로 떠올랐다.

그런 라우어의 경력은 더 뻗어나갔다. 2022년에는 29경기에서 158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3.69의 활약으로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수확했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승, 한 시즌 최다 이닝 소화였다. 그런 라우어는 연봉 조정 자격을 얻어 2023년 507만5000달러라는 연봉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을 받는 선수였다.

그러나 기량이 하락세라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 밀워키 소속으로 10경기(선발 9경기)에 나가 4승6패 평균자책점 6.56에 그쳤다. 어깨 쪽에 이슈가 있은 뒤 구속이 뚝 떨어졌다. 라우어는 2022년 평균 93.3마일(약 150.2㎞)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좌완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수치였다. 그러나 이 구속이 지난해 90.8마일(약 146.1㎞)까지 크게 떨어졌다. 어깨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올해 트리플A에서도 2022년 구속보다는 2023년 구속에 가까웠다. 2022년 기량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한국에 올 일도 없었을 것이다.

라우어의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은 120경기(선발 112경기)에서 36승37패 평균자책점 4.30이다. 사실 KBO리그에 오지 않을 성적이다. 그러나 라우어는 올해 트리플A에만 머물며 메이저리그 팀에 올라가지 못했다. 휴스턴도 선발 로테이션이 제법 강력한 팀이다. 이 때문에 라우어는 잔여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무의미하게 보내는 바에, 오히려 KBO리그에서 재기를 증명하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부름을 기다릴 전망이다. 메릴 켈리, 브룩스 레일리, 크리스 플렉센, 에릭 페디까지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한 선수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부름을 받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갔다. 라우어도 이런 케이스를 모를 리 없다. 일본보다도 더 안정된 선발 기회가 보장되기에 금전적인 부분보다는 기회적인 측면에서 KIA의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라우어는 지난달 28일 새크라멘토 리버캐츠(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 등판했다. 당시 5이닝을 던지며 91개의 공을 던졌다. 올해 마이너리그에서도 계속 선발로 던지고 있었다. 100구 투구는 무난하다. 이 때문에 따로 빌드업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에 와 시차 적응을 마치면 바로 80구부터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국에서 공을 던졌기 때문에 몸 상태는 검증이 됐다. 불펜 투수들을 영입해 빌드업을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러다 시즌이 끝날 수 있지만 라우어는 그런 문제에서 다소간 자유롭다.

라우어는 2023년 메이저리그 기준 포심패스트볼(40.8%), 커터(35.8%), 커브(12.4%), 슬라이더(7.8%), 체인지업(0.7%)을 던졌다. 2021년에는 체인지업 구사 비율이 11.3%에 이르렀을 정도로 체인지업도 그렇게 낯설지 않다. 포심 평균 구속은 90.8마일(약 146.1㎞), 커터는 86.7마일(약 139.5㎞), 커브는 75.3마일(약 121.2㎞), 슬라이더는 82.6마일(약 133㎞), 체인지업은 82.8마일(약 133.3㎞)다. 2022년 당시 포심 피안타율은 0.193일 정도로 강력했고,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173이었다. 당시 힘이 있는 포심이 모든 경기력의 기반이 됐는데 포심 구속이 떨어진 상황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KBO리그 기준으로는 조금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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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윌 크로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32만5000달러(약 4억4000만 원)에 계약해 KIA 유니폼을 입은 알드레드는 결국 퇴출의 비운을 피하지 못했다. 알드레드는 시즌 9경기에서 43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2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고, 피안타율은 0.235,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26으로 평가하기가 애매했다. 아주 좋은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해서 아주 나쁜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KIA도 알드레드의 등판 내용을 신중하게 살폈고,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팀들을 상대로 두 번째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를 유심히 봤다. 낯설음이 사라진 상황에서의 경기력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과 삼성을 상대로 약했다. LG에는 강했지만, LG가 우타자들을 대거 들고 나오면 이 또한 장담할 수 없었다.

알드레드는 독특한 팔 각도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좌타자는 공략이 쉽지 않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었다. 알드레드는 좌타자 몸쪽으로 붙는 싱커, 그리고 바깥쪽으로 크게 흐르는 스위퍼성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만으로도 좌타자 상대가 가능했다. 왼손 제임스 네일이라고 불린 이유다. 올해 알드레드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50,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0.385로 특급이었다. 반대로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84, 피OPS는 0.801로 높았다. 몸쪽 제구도 어려움을 겪었다. 당연히 상대 팀은 우타자를 집중 배치는 전략을 가지고 나왔고 KIA의 마지막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타 팀에서 알드레드에 관심을 보일지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계약금 20만 달러·연봉 60만 달러·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를 들여 외국인 에이스를 기대하며 영입한 윌 크로우(29)도 이제 공식적으로 KIA 선수가 아니다. 역시 화려한 경력을 가진 크로우는 시즌 초반 이닝 소화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고, 결국 팔꿈치 부상이 발목을 잡으며 한국에서의 생활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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