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당내 찬반 갈려…이재명 "5년간 5억까지 면세" 진성준 "예정대로 시행"
원내대책회의 주재하는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6일 국내 증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도 정부와 여당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강하게 압박하는 데 대해서는 이렇다할 입장을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투세 폐지 촉구하는 한투연 |
민주당은 공개석상에서는 증시 폭락에 대한 '정부책임론'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주식시장에서 거래일 이틀 동안에만 시가 총액 330조원이 증발했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전혀 비상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비상시국에도 휴가를 떠났다. 1천400만 개미 투자자들이 위급할 때 대통령이 대체 어디에 있나"라며 "대통령이 직접 비상대응체계를 지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역대 여섯번째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주식시장이 패닉에 빠졌고, 민생경제도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내일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어 경제상황을 점검하겠다"며 야당의 자체 대응을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이날 나란히 금투세 폐지에 야당이 협조하라고 촉구한 데 대해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추 원내대표가 연금개혁 특위 가동 및 금투세 폐지 협상을 제안했는데 논의할 수 있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연금개혁은 이재명 전 대표가 먼저 제안하지 않았나"라고만 답하고, 금투세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윤 원내대변인은 진 정책위의장이 제안한 '민생입법을 위한 양당 정책위의장 협상 테이블'에 금투세가 의제로 오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건 더 큰 문제가 아니겠나. 양당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금투세 문제에 명쾌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당내 '교통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TV 토론회에서 "(금융 투자로) 5년간 5억원 정도를 버는 것에 대해서는 세금 면제를 해줘야 한다"라고 언급하는 등 금투세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진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6일 MBC라디오에서 금투세에 대해 "이미 3년 전 입법이 돼서 한 번 유예까지 된 것인데,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고 말하는 등 당내에서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증시 폭락 사태가 불거지며 일부에서는 민주당이 금투세를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감지되고 있어,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진 정책위의장의 개인 블로그에는 '금투세 반대'를 요구하는 댓글들이 줄지어 올라오기도 했다.
임광현 원내부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금투세 개선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이 역시 증시 폭락 사태로 금투세 문제에 예민해진 여론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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