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으로 이틀만에 국내주식 평가액 19조 감소
삼성전자만 5조 감소, 20% 이상 하락도 18개
글로벌 하락장 지속되면 수익률 달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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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의 주식평가액이 2거래일 만에 약 19조원 감소했다.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로 하락장의 직격탄을 맞은 국민연금의 올해 수익률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 대량 보유 중인 284개 종목의 평가액 합계는 134조1720억원이다. 지난 1일의 153조769억원과 비교해 18조9049억원(약 12.4%)이 감소했다. 미국발 쇼크로 급락장을 맞이한 2일과 5일, 2거래일에 걸쳐 국내 증시에서만 20조원에 가까운 평가액 감소가 발생한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가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오히려 후퇴했다. 2023년 4분기 말 평가액(141조5316억원)과 5일 기준평가액을 비교하면 7조3596억원이 줄어들었다. 2022년 말(125조4000억원)보다는 아직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만 5兆 증발…284개 모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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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새 평가액 감소가 가장 큰 종목은 대장주 삼성전자다. 38조1127억원에서 32조7467억원으로 5조3660억원이 감소했다. 이어 SK하이닉스(-2조1397억원), 현대차(-4906억원), 기아(-4577억원), KB금융(-3874억원) 순으로 국민연금의 보유지분 평가액이 크게 줄었다. 대량보유종목 284개 가운데 단 하나의 종목도 예외 없이 모두 가치가 하락했으며 1000억원 이상 평가액이 감소한 종목이 32개였다.
같은 기간 평가액이 20% 이상 하락한 종목도 18개에 달했다. 삼화전기(-27.1%), 티이엠씨(-25.85%), 이수페타시스(-24.6%), 에스티아이(-24.1%), 테크윙(-23.8%) 등이다. 이 중 테크윙과 삼화전기, 에스티아이는 국민연금이 2분기 들어 대량보유 종목으로 신규편입한 종목이다. 평가액 1조원 이상 기업은 25곳에서 23곳으로 줄었다. LG(1조878억원→9867억원)와 HD한국조선해양(1조245억원→8311억원)의 지분가치가 1조원 미만으로 내려갔다.
다시 떠오르는 2년 전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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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글로벌 하락장을 겪은 2022년 79조6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기금운용 수익률이 -8.22%로 1988년 기금 설정 이후 최악의 수익률이었다. 국내주식(-22.7%)과 해외주식(-12.3%), 국내채권(-5.5%), 해외채권(-4.9%) 등 모든 자산군에서 손실을 겪으며 여론과 정치권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익률(14.14%)을 기록하며 2022년 발생한 손실을 메꿀 수 있었다.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에서 비중이 높은 미국 증시 역시 하락세를 겪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올해 기금 목표 수익률(5.4%) 달성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 5월 기준 국민연금의 2024년 기금운용 수익률은 6.67%(연환산 7.23%)였다. 이 기간 국내 주식에서 2.23%, 해외주식에서 16.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산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13.5%, 해외 33.8%로 합계 47.3%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526조8240억원이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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