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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총리, 반정부 시위 격화에 사임…인도로 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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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CNN뉴스18 등 보도

"군용 헬리콥터로 인도 북부 도착"

육군 참모총장 TV 연설서 "임시정부 구성될 것"

"성난 시위대, 독립전쟁 이끈 하시나 아버지 동상 목 잘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방글라데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자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사임하고 인도로 도피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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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며칠 전 시위대에 의해 훼손된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의 벽화가 훼손된 모습.(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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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와커-우즈-자만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TV 연설에서 하시나 총리가 방글라데시를 떠났으며 임시 정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시나 총리는 여동생과 함께 군용 헬리콥터를 타고 인도 북부 트리푸라주의주도인 아가르탈라에 도착했다고 CNN뉴스18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이 보도를 즉시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TV 속 영상에선 하시나 총리의 사임 소식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수도 다카의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하며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천 명이 하시나 총리의 관저를 습격해 구호를 외치고 주먹을 불끈 쥐며 승리의 신호를 보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TV 영상에는 관저의 응접실에 군중이 몰려들었고 일부 사람들은 이 나라에서 가장 안전한 건물 중 하나였던 관저에서 텔레비전, 의자, 테이블을 옮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묘사했다.

영상 속 시위대는 하시나 총리의 아버지이자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 전쟁을 이끈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대형 동상 위에 올라가 도끼로 머리를 자르기 시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사태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독립유공자 자녀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촉발됐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은 공직 할당제에 반대하며 지난달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방글라데시 정부는 강경 대응으로 맞서면서 약 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같은 달 21일 방글라데시 대법원이 독립 유공자 자녀에 대한 공직 할당 규모를 30%에서 5%로 축소를 결정하면서 시위도 진정됐다.

하지만 시위대가 요구한 체포된 시위 참가자 석방, 유가족에 대한 사과 등이 수용되지 않자 이달 들어 방글라데시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재개, 지난 4일에만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다.

하시나 총리는 4연임에 성공해 국제사회에서 대표적인 장수 여성 국가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지난 1996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2001년까지 집권했고, 이후 2008년 총선에서 다시 승리하며 2009년부터 지금까지 총리를 맡고 있으나 이번 사태로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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