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이르면 10월께 인상…"하절기 후 인상폭 협의"
도시가스요금에 이어 전기요금이 들썩이고 있다. 원재료비,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빈사 상태’에 놓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공공요금 상승으로 인해 초토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이르면 오는 10월께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국전력 누적 적자가 42조3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부채 규모도 지난해 말 기준 20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192조8000억원보다 9조6000억원가량 급증했다. 이자 부담도 같이 늘었다. 한전의 지난해 이자 비용은 4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7% 치솟았다. 올해도 이자 비용이 4조~5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한전이 고강도의 자구 계획을 이행하고 있지만 전기요금 현실화 없이는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정부의 인식이다.
문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데 있다. 이미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일부터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했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해당하는 영업용 요금이 모두 6% 이상 올랐다. 음식점업과 구내식당, 미용업, 숙박업, 수영장 등이 대상인 영업용1의 경우 20.5023원에서 21.8035원으로 6.4% 인상됐다. 목욕탕과 폐기물처리장, 쓰레기소각장 등이 대상인 영업용2는 19.5006원에서 20.8018원으로 6.7% 올랐다.
도시가스 요금에 이어 전기요금까지 인상 조짐을 보이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정비 지급 능력이 임계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지역 생활밀접업종(외식업, 서비스업, 소매업) 폐업률은 2.9%로 개업률(2.1%)을 웃돌았다. 전체 폐업 수는 1만7370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공공요금 인상에 민감한 외식업종 폐업률은 2022년 3분기(4.7%)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4%대 안팎에 이르고 있다. 올해 1분기 외식업 폐업점포 수도 5922곳으로 폐업률 4%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1분기와 2분기 폐업률은 2.7%였다.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한 개인·법인 사업자도 98만6487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많은 영세 상인이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내수 부진 여파에 허덕이고 있고 여기에 공공요금마저 잇달아 오르면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헤아려 지원책을 어떻게 쓸지 폭넓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정래 기자 kj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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