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증시 낙폭 과도…합리적 의사결정 필요"

오전 기재부 주재 회의 이어 금융당국 자체 긴급회의 가져

5일 오후 주식시장 변동성 관련 긴급 시장점검회의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자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이 5일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주식·외환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를 즉각 취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30분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와 주식시장 변동성 관련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가졌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이복현 금감원장,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장·주식시장부장, 국제금융센터 시장모니터링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오전 윤인대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열린 관계기관 합동회의 이후 금융당국 자체적으로 가진 회의다.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국내 증시상황이 악화되자 긴급회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면서,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관계기관이 공조해 대응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기를 앞두고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전세계 증시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대만 등 아시아권 증시의 낙폭이 큰 상황으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실물경제·금융시장 여건에 비해 낙폭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증시 변동폭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과도한 불인심리 확산이나 쏠림현상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대외약재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냉정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금융위·금감원은 관계기관과 함께 주식·외환시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를 즉각 취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춰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증시가 대외약재에 과도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완화할 수 있도록 증시 체질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 노력에 더해 우리 증시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5일 오후 주식시장 변동성 관련 긴급 시장점검회의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한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이복현 금감원장은 그동안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과 앤캐리 청산 등 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추진해왔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 외환건전성은 매우 안정적인 상황이며, 회사채 시장의 수급여건과 금리 스프레드 등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현재 상황에 경계감을 갖고 대응해야겠지만 너무 지나친 공포감에 섣부른 투자 의사결정을 하기보다는 우리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을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대매매 유예 조치 등 정부차원의 대책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거래 고객들에게 반대매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담보비율을 높이기 위한 예수금 입금이나 신용매수 주식처분 등을 설명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계가 있어 정부에서 코로나19 때처럼 반대매매 유예조치 등 대책이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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