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일본 닛케이지수가 적힌 대형 모니터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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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닛케이지수는 5일 직전 거래일보다 12.4%, 4451포인트 하락한 3만1458에 장을 마감했다. 한때 3만1156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회복됐다. 이날 낙폭은 3836포인트가 떨어진 1987년 10월20일 ‘블랙먼데이’를 뛰어 넘었고, 하락률은 1987년 10월20일(14.9%)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닛케이지수는 일본은행이 단기 정책금리 인상 방침을 밝힌 이후 지난달 31일 1.49% 상승한 뒤, 지난 1일과 2일 각각 -2.49%, -5.81%의 큰 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닛케이는 이날 주가 폭락에 대해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통계에 따른 미국 경제 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며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 등 시장 참가자 전원이 주식 매도로 움직였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증시 급락과 관련해 “주가의 일일 동향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겠다”며 “정부는 계속해서 긴장감을 가지면서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경제·재정 운영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를 이끄는 주요 종목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개장 직후부터 미쓰이스미토모금융그룹과 다이이치생명홀딩스가 가격제한폭 수준까지 떨어진 채 장을 시작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관련주들도 매도세를 보이며 도쿄전자 역시 한때 10% 하락했다. 오후 1시30분께 오사카증권거래소는 닛케이평균 선물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하기도 했다. 이후 거래가 재개됐지만, 오후 2시30분께 다시 한 번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는 지난 주말 미국 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가 큰 폭 하락한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최근 미국에선 지난 7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이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인 4.3%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5.25∼5.50%)에 대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에도 비슷한 까닭이 있다. 아사히신문은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됐다”며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일본 시장에도 파급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빠르게 오르면서 일본 경기를 이끌던 수출 종목들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한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경기 둔화 영향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5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한때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1엔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올해 1월3일 이후 약 7개월 만의 엔고 흐름이다. 아사히신문은 “엔고 진행은 일본 수출 관련 종목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짚었다. 한화 기준으로는 7월초 엔당 800원대 중반까지 가치가 떨어졌던 엔-원 환율이 현재 953원대(하나은행 매매 기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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