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완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 부총리, 김병환 금융위원장. 2024.8.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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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분기 '깜짝 성장률'이 나왔을 때만 해도 올해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장밋빛이었다.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1.3%로 집계됐고, 성적표를 받아 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교과서적인 성장경로로의 복귀"라고 평가했다. 수출과 내수의 균형이 잡혔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경쟁적으로 끌어올렸다. 기저효과로 2분기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상반기 전체로 봤을 때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연초 출렁거렸던 물가도 잡히는 모습이었다. 윤석열정부 2기 경제팀이 상반기까지 거둔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여러 변수가 방향성을 달리하는 가운데, 호재보다 악재가 쌓이는 모습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5일 "최근 주요국 통화정책, 미국 경기 전망, 국내 부동산 시장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지난 수년간 흐름에서 큰 변화를 보이는 변곡점에 있다"고 했다. 현재 상황을 잘 보여준다. 통화정책의 전환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지만,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이를 상쇄했다.
미국 경기침체는 당장 주식시장을 흔들었다. 8월의 시작과 함께 연달아 나온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하위 고용지수, 실업률, 비농업 고용 지표는 미국발(發)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로 이끌었다. 지난 2일 한국 코스피 지수와 일본 닛케이 지수는 각각 3.65%, 5.81% 떨어졌다. 5일에도 주식시장의 부진은 이어졌다.
주식시장의 악재는 경제팀으로서도 뼈아프다. 정부는 한국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지난달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도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주주환원 촉진세제'를 담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미국발 'R의 공포'로 증시는 '파랗게' 질렸다.
결국 윤인대 기재부 차관보는 5일 회의를 소집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점검에 나섰다. 회의에선 필요시 상황별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메시지만 나왔다.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고, 코스피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에 이르렀다. 상황에 따라 정부 회의체가 격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상황은 'R의 공포'가 현실화하면서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미국 경기침체는 수출길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재까진 신중한 전망이 우세하다. 황원정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미국의)1개월 경제지표만으로 경기침체를 평가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비교적 잠잠하던 물가도 경제팀이 우려해야 할 변수다. 지난달 물가는 2.6% 오르며 전월보다 상승률 자체가 우상향했다. 근원물가가 여전히 2%대 초반에 머물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유류세 인하 조치의 일부 환원 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란이 예고한 보복공격은 국제유가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등 불확실성도 여전한 만큼 정부와 한국은행은 높은 경계심을 가지고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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