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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양현종도 못한 10승' 국내투수 홀로 달성, 이 선수 없었으면 5강도 없었다…"공 워낙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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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곽)빈이는 공이 워낙 좋으니까. 볼넷만 없으면 충분히 어떤 팀이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두산 베어스 국내 에이스 곽빈(25)의 10승 투구를 합작한 포수 김기연(27)의 말이다. 곽빈은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91구 3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시즌 10승(7패)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12승에 이어 개인 2년 연속 10승이다. 두산 타선은 장단 18안타로 넉넉히 득점 지원을 하면서 12-7로 이겼다. 4연패 늪에서 벗어난 두산은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곽빈은 직구(34개)와 슬라이더(24개), 체인지업(21개), 커브(12개) 등을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 평균 구속은 148㎞로 형성됐다. 91구 가운데 볼이 40개로 많은 편이었으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선발투수의 임무를 다했다.

곽빈은 올해 국내 투수 최초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전반기 10승을 달성한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에 이어 올 시즌 2호 10승 투수다. 국내 최고로 꼽히는 베테랑 선발투수 한화 류현진(5승)과 KIA 양현종(7승)보다도 먼저 10승 고지를 밟으면서 새롭게 떠오르는 세대의 에이스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국내 투수 중에서는 kt 엄상백과 삼성 원태인이 9승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내내 외국인 원투펀치가 불안정해 애를 먹었다. 라울 알칸타라에게 150만 달러(약 20억원), 브랜든 와델에게 113만 달러(약 15억원)를 투자한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게 컸다. 알칸타라는 12경기에서 2승2패, 64⅓이닝, 평균자책점 4.76에 그친 뒤 방출됐고, 브랜든은 14경기에서 7승4패, 75이닝, 평균자책점 3.12로 활약했으나 왼어깨 견갑하근 부상으로 한 달째 자리를 비우고 있다. 알칸타라 대신 영입한 조던 발라조빅은 2경기에서 1패만 떠안으면서 10⅔이닝, 평균자책점 4.22에 그쳤고, 브랜든의 대체 외국인 시라카와 케이쇼는 3경기 1패, 11⅓이닝, 평균자책점 7.15로 고전하고 있다.

그래서 곽빈의 꾸준한 활약이 더더욱 반갑다. 곽빈은 올해 두산 선발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100이닝을 넘길 정도로 꾸준했다. 21경기에서 120이닝,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하면서 14차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시즌 내내 애를 먹이고 있고, 국내 4, 5선발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곽빈마저 무너졌다면 두산은 일찍이 5강 경쟁을 포기해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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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빈은 팀이 연패를 끊어야 하는 순간, 리그 1위 강타선을 상대로 호투를 펼치면서 에이스의 위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최연소 30홈런-30도루에 도전하고 있는 KIA 김도영을 2타수 무안타로 1볼넷으로 침묵시켰을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 등도 곽빈의 공을 전혀 건드리지 못했다. 5-0으로 앞선 3회말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허용한 투런포 하나가 흠이었으나 나머지 이닝은 큰 위기 없이 잘 버텼다.

포수 김기연은 "일단 (곽)빈이가 공이 워낙 좋기 때문에 볼넷이나 그런 것만 없으면 충분히 어느 팀이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빈이랑은 항상 게임 플랜을 그렇게 짜고 들어가는 편이다. 또 빈이가 에이스답게 오늘(30일)도 잘 던져줘서 고마운 것 같다"고 했다.

곽빈은 "연패를 끊고 팀이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 오늘 공수에서 야수 형들,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김)기연이 형이 리드에서, 타격에서 내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그리고 주장 (양)석환이 형의 홈런으로 1회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쉽게 쉽게 투구할 수 있었다. 모든 야수 형들, 선배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국내투수 최초 10승과 관련해서는 "항상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등판 때마다 야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선발승도 물론 좋지만, 지금은 팀 승리가 우선이다. 후반기에 팀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분명히 잘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곽빈이 또 한번 퀄리티스타트 투구를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올 시즌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라선 것을 축하하고, 후반기 남은 경기에서도 국내 에이스다운 모습을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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