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도 '금리인상 신중론' 대세
"엔저 과도… 통화정책 정상화를"
자민당 2인자 등 정치권 요구 상당
원·엔 환율 석달만에 900원대 회복. 일본은행이 31일 끝나는 금융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슈퍼엔저' 국면이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원·엔 환율이 약 3개월 만에 900원 선을 오르내리며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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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30~31일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추가 금리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역대급 엔저(엔화가치 하락) 속에 3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한 일본이 언제 금리인상을 단행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동결 무게… 커지는 인상 압박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6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7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경제·물가 정세에 관한 데이터에 따라 당연히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국의 2% 물가안정 목표 실현이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BOJ는 통계정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임금인상 속도 등을 확인하고 있다.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정책금리는 0.25% 정도로 하는 안이 부상하고 있다.
엔화 약세가 경제에 부정적이라는 정권 실세의 발언도 추가 금리인상에 힘을 보탠다.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집권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지난 22일 강연에서 "엔저가 일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단계적인 금리인상 검토를 포함해 금융정책을 정상화할 방침을 더욱 명확히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BOJ 내에는 아직 부족한 개인소비를 이유로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세다.
마이니치신문은 "BOJ 한 간부는 '부진한 개인소비가 상승하는 모습을 확인해야 한다. 급하게 금리를 올릴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며 "경제·물가 정세를 면밀히 점검한 다음 금리인상의 타당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시장참가자 사이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전망하는 소리는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퀵(QUICK)이 지난 23∼25일 증권회사, 보험사, 은행 등에 근무하는 채권시장 관계자 123명(유효 응답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74%가 금리인상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 다수는 BOJ가 국채 매입 규모 축소와 금리인상을 동시에 단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엔화 가치가 상승 흐름을 탄 것도 금리인상을 보류할 요인으로 분석된다. 엔·달러 환율은 이달 초순 161엔대까지 올랐다가 이날 154엔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채 매입 축소, 돈풀기 줄인다
아울러 BOJ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 외에도 구체적 국채 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하며 양적긴축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BOJ는 현재 은행과 보험회사 등이 보유한 국채를 매달 6조엔(약 54조원) 정도 매입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월 6조엔인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4조5000억엔(약 40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적으로 국채 매입 규모가 현재의 거의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BOJ가 향후 1∼2년간 단계적으로 2조∼4조엔까지 줄이는 방안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BOJ는 지난 3월 -0.1%였던 기준금리를 0∼0.1%로 인상해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종료한 뒤 3개월간 기준금리를 동결해왔다.
이 밖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영국중앙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면서 이들의 결정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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