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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올해 흰우유 가격 안 오른다… '밀크플레이션' 우려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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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용유 가격 ℓ당 1084원 동결
가공유 원유는 ℓ당 5원 인하
2030년 원유생산 200만t 유지
유제품 자급률 44→48%로


파이낸셜뉴스

흰 우유 가격을 결정할 원유(原乳) 가격이 4년만에 동결됐다. 낙농업계와 유업계가 합의한 결과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원유 기본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를 열고 현재 수준인 ℓ당 1084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 상품 진열대 제품들을 살펴보면서 지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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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업계와 유업계가 올해 원유(原乳)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합의했다.

원유값 동결은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유업체도 흰 우유 제품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원유값 상승에 따른 우유 관련 가공식품 줄인상을 뜻하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 우려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음용유 가격 동결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생산자(낙농업계)-유업계는 원유기본가격 조정협상 소위원회를 열고 올해 우유 발효유 등 마시는 용도로 사용하는 음용유 가격을 지난해와 같은 리터(ℓ)당 1084원으로 결정했다. 치즈, 분유 등에 쓰이는 가공유 원유 가격은 ℓ당 887원에서 5원 내렸다. 조정된 가격은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협상에서는 용도별 차등 가격제가 처음 적용됐다. 올해 원유 가격은 농가 생산비, 원유 수급 상황 등을 반영해 리터당 26원(음용유 기준)까지 올릴 수 있었다 . 생산자와 유업계는 물가 상황, 음용유 소비 감소 등 산업 여건을 고려해 상생하는 차원에서 우유, 발효유 등 마시는 용도로 사용하는 음용유 가격을 동결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 매일, 남양 등 유업체는 흰우유 가격을 동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카페라떼와 같이 우유가 들어간 음료의 가격 인상도 없을 전망이다.

내년부터 유업체가 구매하는 용도별 원유량은 음용유를 9000t을 줄이는 대신 가공유를 9000t 늘리기로 했다. 용도별 원유량 조정은 2년마다 이뤄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산 원유의 최대 활용처인 시유의 소비는 줄어든 반면, 치즈·아이스크림 등 유가공품 수요는 증가하는 방향으로 소비구조 변화에 대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 대책

농식품부는 이날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 대책도 발표했다. 저출산 여파와 대체 음료 확대 등으로 흰 우유 소비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6년에는 미국, 유럽연합(EU)산 유제품의 관세가 사라져 낙농가, 유업계의 위기의식은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치즈, 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쓰는 '가공유용 원유' 활용을 늘려 오는 2030년에도 원유 생산량을 현 수준인 200만t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유제품 자급률을 현재 44% 수준에서 2030년 48%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원유가격 산정 체계를 개편해 농가의 생산비 저감을 유도한다. 현재 원유의 유지방 비율에 따라 수취 가격에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데, 이 규정을 개선해 농가의 사료 첨가제 사용을 줄여 생산비를 낮추게 할 방침이다.

음용유와 가공유로 단순화된 원유의 용도와 가격도 현실에 맞게 세분화한다. 원유의 용도에 제과 제빵용, 농축우유용 등을 추가하고 가격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다양한 소비층의 기호와 소비 특성에 맞는 제품 개발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지원한다. 고품질 고부가가치 음용유 시장을 만들어 가기 위해 목초우유 등 프리미엄 원유에 대한 인증 제도를 도입한다. 가공유 전문 생산 농가는 생산비를 현저히 낮추도록 별도 가격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저렴한 수입 멸균유와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산 저가 흰우유 공급도 늘릴 예정이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에서 치즈를 분할·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산업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국산 유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국산 원유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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