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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강심장, 벌이 손등에 앉았는데도…김제덕, 평온하게 10점 쐈다

매일경제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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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강심장, 벌이 손등에 앉았는데도…김제덕, 평온하게 10점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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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올림픽 ◆

남자 양궁 김제덕(20·예천군청)이 사선에서 슛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 손등에 벌이 앉은 모습. [사진 출처 = SBS뉴스 유튜브 캡처]

남자 양궁 김제덕(20·예천군청)이 사선에서 슛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 손등에 벌이 앉은 모습. [사진 출처 = SBS뉴스 유튜브 캡처]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한 한국 남자 양궁의 김제덕(20·예천군청)이 손등에 벌이 앉거나, 입술에 벌이 붙는 와중에도 흔들리지 않은 모습이 포착돼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은 2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 결승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5-1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치러진 8강에서 한국은 일본을 세트스코어 6-0으로 완파했으나, 중국과의 준결승전 맞대결에서는 난항을 겪었다.

중국과의 1세트에서 한국은 첫 3발을 9점-9점-8점을 쏴 다소 아쉬운 점수를 냈다. 결과는 54-54 동점으로 중국과 1점씩을 나눠가진 채 출발했다. 곧 한국은 2세트에서 57-54로 승점 2점을 가져왔다.

이어진 3세트에서 한국은 마지막 2발을 남긴 채 36-53 스코어가 됐다. 남은 두 발에서 18점만 올리면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사선에서 슛자세를 취하고 있던 김제덕에게 벌이 찾아왔다. 벌은 시위를 잡은 김제덕의 오른손등에 앉아 있다가 이내 조준점 사이를 날아다녔다. 벌이 날아다니는 모습은 TV 중계 화면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 김제덕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 김제덕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김제덕은 동요하지 않았다. 벌이 눈앞에서 날아다녀도 김제덕의 분당 심박수(bpm)는 80bpm대를 유지했다. 이는 일반 성인이 휴식을 취하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평온한 수준이다.

조준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졌지만, 김제덕은 침착하게 시위를 놓았다. 화살은 정확하게 10점 과녁에 꽂혔다. 사실상 한국의 결승행을 확정 지은 순간이었다.


김제덕에 이어 활을 잡은 김우진도 10점을 쏘면서 한국은 중국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제덕은 “사선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벌이 있었다. 쫓아낸 다음에 섰는데 벌이 그대로 따라오더라. 입술에 붙었었다”며 “‘올림픽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팔을) 내릴 수가 없다. 안 쏠 수가 없다’는 마음가짐이 컸다. 어떻게든 잡아서 10점을 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한 발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었다. 피해를 끼치기 싫어서 끝까지 잡고 쐈다. 10점을 넣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며 “믿음을 가지고 쐈던 10점이 저한테는 좋은 감각이 나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제덕은 만 17세로 출전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한국 남자 양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번 대회 단체전까지 올림픽 금메달 3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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