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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정책위의장 교체’ 힘겨루기…친한-친윤 주도권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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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위해 회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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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9명)의 일원인 정책위의장 자리를 두고 친한동훈계와 친윤석열계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정책위의장은 친윤계 정점식 의원인데, 친윤계는 ‘임기는 내년 5월까지’를 주장하는 반면 친한계는 ‘대표가 바뀌면 물러나는 게 관례’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와 ‘러브샷’을 하고 “우리 한동훈 대표를 잘 도와주라”고 당부하는 등 화합을 강조한 지 불과 닷새 만에, 당 장악력을 둘러싼 양쪽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대표는 29일 재선인 친한계 서범수 의원(울산 울주)을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사무총장은 최고위원·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으로 구성되는 지도부에 포함되진 않지만, 당 재정과 인사 등 살림을 책임지는 핵심 당직이다.



서 총장은 이날 임명 뒤 기자들에게 “정책위의장 임기라는 건 의미가 없지 않나”라며 “정책위의장 임명권은 대표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엔 정책위의장을 “당대표가 원내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아 임명한다”고 돼 있는데, 협의나 추인보다 ‘임명권’ 자체를 강조한 것이다. 이는 친한계의 보편적인 기류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직은 정무적인 결정에 따른 것으로, 임기를 채운다는 건 뜬금없는 소리”라며 “대표가 바뀌면 물러나는 게 관례인데, 정 의장이 갑자기 안 물러난다고 하면 그 의도나 저의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핵심 의원도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된 만큼, 한 대표가 새로 임명권을 행사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의 팬클럽인 ‘위드후니’ 회원들도 정 의장의 페이스북에 사퇴 요구 댓글을 대거 올리며 압박에 동참했다. 이에 정 의장은 페이스북을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친윤계에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정 의장이 지난 5월 황우여 당시 비상대책위원장 때 임명돼, 임기가 아직 10달 가까이 남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친윤계 핵심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인위적으로 교체해선 안 된다”며 “무리하게 교체하면 의총에서 추인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가 친한계보다 2배가량 많다는 점을 들어, 만약 한 대표가 정책위의장 교체를 시도할 경우 대표의 임명 전 절차인 ‘의총 추인’ 단계에서 무산시킬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임전국위원회의 당헌 해석을 받아보자”는 제안도 내놨다. 상임전국위는 당 소속 의원 일부, 시·도당 위원장 등 100명 이내로 구성되는데, 여기서 당헌을 해석한다면 당내 조직 기반이 약한 한 대표로선 불리할 수 있다.



양쪽이 정책위의장을 두고 전면전도 불사할 태세를 보이는 건, 이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지도부 구성의 무게추가 달라지는 탓이다. 정책위의장을 제외한 지도부 8명 가운데 절반은 친한계(한 대표,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 곧 임명할 지명직 최고위원)고 절반은 친윤계(추경호 원내대표, 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여서, 한 자리를 더 가져가는 쪽이 당 장악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정책위의장은 여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래 권력인 ‘한동훈표 정책’으로 대선 레이스를 먼저 시작할 것이냐, 현재 권력인 ‘윤석열표 정책’을 뒷받침할 것이냐의 차이도 있다.



지난 25일 발족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를 두고도 ‘한 대표 견제용’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시·도지사 12명 가운데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 대표의 면담 요청을 거절하고 공개적으로 그를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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