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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후계자’ 마두로, 18년 장기집권 길 열려…부정선거 의혹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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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수도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밖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손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카라카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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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다고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가 2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18년 장기집권 길이 열린 가운데 야권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혼란이 이어질 조짐이다.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선거 이튿날인 29일 0시께 “80%가량 개표한 결과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 소속인 마두로 대통령이 득표율 51%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경쟁 상대였던 중도우파 성향 민주야권 연합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4) 후보는 44%를 기록했다고 선거관리위원회는 밝혔다. 결과가 최종 확정되면 마두로 대통령은 내년 1월부터 2030년까지 향후 6년간 임기를 연장하게 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선관위 결과 발표 뒤 수도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밖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우리의 민주주의, 우리의 법, 우리의 국민을 수호할 것”이라며 “(우고) 차베스가 영원하길”이라고 외쳤다.



이날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는 앞서 서방 언론이 발표한 대선 출구조사 결과와는 정반대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이날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에디슨리서치사의 대선 출구조사 결과 곤살레스 후보가 65%를 득표해 마두로 대통령(31%)을 넉넉히 이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곤살레스 후보는 결과가 발표된 뒤 “베네수엘라인들과 전세계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것”이라며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폈다.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도 “우리가 이겼고 모두가 그것을 알고 있다”며 “진실을 지킬 것”이라고 말해 향후 다툼을 예고했다. 민주야권 쪽에서는 소속 참관인들이 투표소에서 떠나도록 강요받았고, 선관위 본부에 접근하는 것조차 거부당했으며, 선관위가 지역 투표소에서 중앙 투표소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전했다.



서방 국가들에서도 이번 결과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일 외교·국방 장관 회의 참석차 일본 도쿄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선언된 결과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나 투표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미 이웃 국가인 페루, 칠레,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결과에 의구심을 표했다고 시엔엔은 덧붙였다. 반면 마두로 정부를 지지해 온 쿠바에선 “국민이 말했고 혁명이 승리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남미 최대 산유국이었던 베네수엘라는 지난 10년간 국제적 유가 하락과 정부의 정책 실패, 초인플레이션 등이 거듭되며 최악의 경제난을 맞았다. 2018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으나 당시에도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했다. 이 때문에 지난 10년새 전체 인구의 4분의 1가량인 주민 770만명이 굶주림을 피해 베네수엘라를 떠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번 선거 초반부터 양쪽 모두 “베네수엘라의 전환점”으로 묘사할 만큼 팽팽한 경쟁구도가 이어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반미 노선과 ‘21세기 사회주의 혁명’ 정책을 추구했던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의 후계자다. 2012년 부통령에 임명된 그는 이듬해인 2013년 차베스가 사망하자 정권을 이양받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경제난 타개와 정유시설 현대화 등을 약속했다. 곤살레스 후보는 25년간 이어져 온 차베스-마두로 정권을 갈아치우자며 일자리 창출과 사회기반시설 확충, 기업 활성화 등을 공약해 반정부 세력들을 끌어모았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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