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세계 정상들 이모저모

"당선 안되면 피바다" 대통령 위협 속…베네수엘라 대선 막 올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2월 2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의 반제국주의 선언 20주년 기념 집회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2024.02.2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미에 위치한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선거가 28일(현지시간) 시작된다. 2013년 대선에서 승리한 후 10년 넘게 정권을 이어오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지자 자신이 패배할 경우 유혈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유권자 약 2100만명은 이날 오전 6시부터 12시간 동안 3만개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실시한다. 이번 선거에는 10명의 후보가 도전하지만, 일찍이 3선에 도전하는 마두로 대통령과 외교관 출신 야권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의 2파전으로 구도가 좁혀졌다. 당선된 후보는 내년부터 6년 임기를 시작한다.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우루티아 후보에 크게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당장 권력을 이양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 현재 마두로 정권은 선거를 앞두고 도시 곳곳에 수만 명의 보안군을 배치하고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면서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 중이다.

일부 시민들은 여당 편향의 선거기구와 군 지도부 등이 선거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도 마두로 대통령이 선거에 지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머니투데이

베네수엘라 야권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와 야당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차량에 올라 25일 카라카스에서 막바지 대선 유세를 벌이고 있다. 오는 일요일인 28일 치러지는 베네수엘라 대선에서는 3선 도전에 나선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과 이를 저지하려는 우루티아 후보간 '박빙의 대결'이 예상된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의 패배시 '베네수엘라가 내전으로 피바다가 될 것'이라며 대선 결과 불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두로 정권은 유혈사태가 발생할 것을 시사하는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유세 현장에서 "베네수엘라의 21세기 운명은 28일에 승리하느냐에 달려있다"며 "베네수엘라가 피바다가 되길 원하지 않고 파시스트들의 산물인 내전에 빠지길 원하지 않는다면 역사상 가장 큰 승리를 거두게 해달라"고 말했다. 집권당 통합사회주의당 소속 디오스다도 카베요 전 국회의장은 최근 미국 정부를 '제국주의'라고 부르며 "제국주의는 항상 쿠데타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도 이번 선거를 주목하고 있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 전날 "우리는 민주주의의 편에 있다"며 "전 세계가 이번 선거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지난 25일 "미국은 평화로운 선거를 희망한다며 어떠한 정치적 억압과 폭력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두로 정권은 2013년 '포퓰리즘 사회주의'를 폈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 뒤 출범했다. 한때 부유했던 석유 국가로 이름을 날리던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정권이 들어선 이후 10년 만에 국내총생산(GDP)이 80% 감소하는 등 경제침체를 겪고 있다. 3000만명을 넘기던 인구도 생활고와 치안 악화, 의료 및 교육 시스템 붕괴를 이유로 베네수엘라를 떠나면서 10년 새 770만명 넘게 줄었다.

2018년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 때엔 '1 국가 2 대통령' 시기가 이어지는 극도의 정치 혼란도 있었다. 대부분 서방과 남미 국가가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을 인정하지 않으며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를 앉혔다. 그러나 쿠바, 러시아, 중국의 지원을 받는 마두로 대통령은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방식으로 대통령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26일 베네수엘라의 한 비정부기구는 마두로 정권이 305명의 정치범을 구금하고 있으며, 지난 1월 이후에만 반정부 캠페인과 연계된 13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