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북·중·러 등 모인 ARF 회의…北대사, 中외교와만 대화
ARF 참석한 리영철 대사 |
(비엔티안=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한국 미국 일본 북한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이 총출동한 27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국제회의장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과 러시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축소판이었다.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ARF 회의장.
본격적으로 회의가 시작되기 전 각국의 참석자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인사와 환담을 주고받으며 '미니 외교전'을 펼쳤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 대표는 다른 나라 참석자들과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고 고립된 모습이었다.
러시아 수석대표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회의장에 입장한 뒤 줄곧 혼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북측 대표인 리영철 주라오스 대사도 막판에 옆자리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일어서서 잠시 대화를 나누기는 했지만 대부분 주변과 별다른 소통 없이 조용히 회의자료만 검토하는 모습이었다.
리영철 대사와 악수하는 왕이 외교부장 |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과 미국 등 자유주의 진영의 외교수장들은 분주하게 회담장을 오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ARF 회의 직전에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행사장에서 마주치자 포옹으로 인사를 나눴고 한동안 대화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계기로 면담을 가진 뒤 약 2주 만에 다시 만났다.
조 장관은 한손은 주머니에 꽂고 나머지 한손은 휘저어가며 진지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했고, 블링컨 장관은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던 중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이 두 사람 쪽으로 다가와 인사를 나눴다. 그가 떠난 후에도 두 사람의 대화는 계속됐다. 각자 착석한 뒤에도 블링컨 장관이 조 장관에게 다가가 또다시 말을 거는 모습도 포착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대화하는 조태열 장관 |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EAS 회의가 시작된 뒤 의장국 라오스 외교장관이 모두발언을 하던 도중에야 회의장에 '지각' 입장하기도 했다.
이날 EAS와 ARF 회의 좌석 배치는 영문 국가 알파벳 순서로 이뤄지는 관례상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과 러시아(Russia) 대표가 붙어 앉을 것으로 관측됐으나 어떤 이유에선지 한러 사이에 싱가포르가 자리했다.
다만 조 장관은 EAS와 ARF 회의 사이에 별도로 라브로프 장관과 약식 회동을 갖고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한국의 엄중한 입장을 직접 전달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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