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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 로이터연합뉴스 |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존 리 홍콩 행정장관에게 러시아의 홍콩 기업을 이용한 서방 제재 우회를 막아달라고 부탁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쿨레바 장관이 전날 홍콩을 방문해 리 장관에게 이같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쿨레바 장관은 아시아 금융센터인 홍콩의 명성을 러시아가 더럽히도록 놔두지 말라고 말했다.
최근 서방 매체에서는 중국뿐 아니라 홍콩도 러시아의 제재 우회로가 되고 있다는 보도가 연달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1일 러시아가 제재 대상인 반도체를 40억달러(약 5조5400억원) 규모 가까이 손에 넣었으며 이 가운데 상당량을 홍콩의 유령회사를 통해 얻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같은 날 미국 정부는 홍콩과 중국이 반도체와 무인기 부품을 포함해 러시아군을 위한 물품 조달에서 글로벌 핵심 파트를 담당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홍콩자유위원회재단은 22일 펴낸 보고서에서 홍콩이 러시아, 이란, 북한으로 제재 대상 물품을 수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홍콩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러시아가 무역 제한을 피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냐는 자사의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홍콩 정부 대변인이 쿨레바 장관의 현지 방문을 확인했으나 우크라이나의 제재 관련 요청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쿨레바 장관은 지난 24일 중국 광저우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3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와 대화·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다만 아직 (대화에 나설)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전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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