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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중국, 아프간에 투자한 구리광산…16년 만에 개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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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낙에서 25㎞ 길이 고속도로 착공식

아프간에는 140만톤의 희토류 광물 매장

경향신문

아프간 중부 지역의 메스 아이낙 광산에서 24일(현지시간) 현지 탈레반 관계자와 중국 외교관, 기업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국유기업이 투자한 구리광산 착공식이 열렸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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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유기업이 아프가니스탄에 투자한 대규모 구리 광산 개발이 16년 만에 시작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자유유럽방송(RFE)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아프간 중부 로가르주 메스 아이낙에서 25㎞ 길이의 고속도로 건설 착공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주재 중국 외교관과 기업가, 탈레반 고위 관계자들이 착공식에 참석했다.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야금과공주식유한공사(MCC)가 투자한 메스 아이낙 구리 광산 개발이 첫 삽을 뜬 것이다.

MCC는 2008년 아프간 정부와 3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협정을 맺고 30년의 광산 채굴권을 따냈다. 그러나 아프간 정세 혼돈이 계속되면서 광산 개발은 16년 동안 미뤄졌다. 그런 와중에도 MCC는 2018년 추가로 협정을 맺어 광산뿐 아니라 발전소와 물 펌프장, 학교, 병원, 모스크, 주택 등 다른 공공시설 건설도 약속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아프간에는 약 23억톤의 철광석과 140만톤의 희토류 광물이 매장돼 있다. 배터리·전기차 제조에 필수적인 리튬 등 아프간에 매장된 광물자원 가치는 1조달러(약 13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21년 8월 미군 철군 이후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은 극심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자원 개발을 밀어붙였다. 대부분 국가는 무력 정부 전복과 극심한 여성 인권탄압을 이유로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으며 탈레반의 자원 개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중국은 예외적으로 탈레반에 손을 내밀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카불에 신임 대사를 파견했으며 지난 1월 탈레반이 임명한 베이징 주재 아프간 대사에도 임명장을 수여해 사실상 탈레반을 정부로 인정한 첫 국가가 됐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미·중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 재편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중국 신장중앙아시아석유가스사(CAPEIC)는 지난 1월 아프간 광산석유부와 계약을 맺고 25년 동안 아프간 북부 아무다리야 유전(매장량 8700만배럴 추정)의 채굴 허가를 받았다.

앞서 진행된 MCC의 메스 아이낙 광산 개발은 치안 문제와 주변에 있는 고대 불교유적 보호 문제 때문에 보다 까다로운 프로젝트로 평가됐다. 자오성 아프간 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고속도로 착공은 메스 아이낙 광산 개발의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중국은 아프간의 안정과 발전을 보장하기 위해 유엔 및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탈레반은 메스 아이낙 광산 개발이 파탄에 빠진 아프간 경제의 구명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은 2021년 20% 이상, 다음 해에 6% 이상 감소한 것으로 세계은행은 추산하고 있다. 중국이 2018년까지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기만 해도 아프간 GDP의 절반이 넘는다.

다만 실제 구리가 생산되려면 최소 2년은 걸릴 전망이다. 주용뱌오 란저우대 아프가니스탄연구센터 소장은 “실제 건설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전기·물 등의 인프라가 부족하며, 투자 환경 역시 가까운 미래 개선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아프간의 불안정한 치안 상황도 관건이다. 일대일로 사업 지역에서 중국 노동자들이 공격받는 일은 최근 몇 년 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3월 파키스탄에서 중국인 엔지니어 5명을 살해한 자살 폭탄 테러가 있었다. 아프간에서는 2022년에 무장 괴한이 카불 호텔을 습격해 최소 5명의 중국인이 부상했다.

압둘 가니 바라다르 아프간 경제부총리도 이를 의식해 아프간에 주재하는 기업인과 노동자의 안전이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매체 톨로뉴스가 보도했다.

중국은 정부가 아프간에서 전면 나서기보다 기업을 앞세우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 소장은 SCMP에 “중국의 아프간 진출은 ‘국가적 전략’이라기보다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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