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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파리올림픽 특수 기대감?…자영업자들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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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예선 탈락·새벽 경기에 관심 시들
경기침체 체감…휴가철·무더위 걱정
사고 겪은 시청역 "손님 뚝 끊겨, 특수는 옛날얘기"


파이낸셜뉴스

24일 서울의 한 치킨집에 손님이 들지 않아 한산하다. 사진=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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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4일 오전 11시 30분. 점심 인파가 몰려올 시간이지만 서울 압구정역 인근 해산물 식당은 한산했다. 가게엔 60대 주인 부부만이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지 묻자 김모씨(60)는 "경기가 어렵고, 축구팀은 예선 탈락했다는데 손님이 오겠냐"며 손사래를 쳤다.

역대급 더위에 기대종목도 실종
파리올림픽이 26일(현지시간) 개막을 앞두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의 얼굴엔 수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축제지만 우리나라는 남·녀 축구 모두 올림픽 예선에 탈락하면서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가라앉았다. 다른 경기들도 7시간 시차로 인해 한국에선 새벽에 경기가 열려 가게에 손님이 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파이낸셜뉴스가 만난 식당, 치킨집, 포장마차 상인들은 도쿄 올림픽(2021년)때와 달리 파리올림픽이 장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고 입을 모았다. 본격 휴가철이 다가온 가운데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와 자영업자들의 걱정은 오히려 컸다.

압구정역 인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부자 동네라고 하는 여기도 안좋은 경기가 체감될 정도로 장사가 안된다"며 "지난 올림픽때 여자 배구처럼 응원 열기가 뜨거워지는 종목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기대감이 크지는 않다"고 했다.

근처 또 다른 치킨집 주인 B씨는 "올해 초 아시안컵 기간에 매출이 30% 정도 늘었지만 올림픽은 처음 겪는다"며 "축구가 예선 탈락하고 시간대도 너무 늦어서 장사가 잘 될지 모르겠다. 일단 영업시간은 연장하겠지만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형 참사까지 악영향
대형 참사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9명의 사망자가 나온 역주행 사고를 겪은 시청역 인근은 분위기가 더 침체돼 있었다. 시청역 근처에서 2층 규모 치킨집을 운영하는 B씨는 "사고 이후 장마에 날씨도 너무 더워 손님이 뚝 끊겼다. 새벽 2시까지 영업했지만 요즘은 일찍 닫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시청역 인근에서 포장마차집을 운영하는 사장 60대 박모씨는 "코로나 전에는 새벽 영업을 했지만 이후 12시면 상권이 다 죽어 영업을 안하고 있다"며 "올림픽 특수는 옛날 얘기다. 젊은 사람들은 관심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광화문 인근의 한 호프집 사장 정모씨(42)는 "2022년 월드컵 때는 거리에 몰린 사람들이 가게까지 들어와서 응원을 했다"며 "이번에는 그런일은 없을 것 같아 별다른 준비를 안하고 있다"고 했다.

도쿄올림픽때와는 달라
자영업자들은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때와는 상황이 너무 다르다고 했다. 도쿄올림픽 당시엔 개최 현장의 시차가 비교적 적어 치킨집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즐기거나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수요도 많았다고 한다. 도쿄올림픽 개최기간이 끼어 있는 2021년 7월엔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6조1996억원으로 전년동월보다 3조2328억원(24.9%) 오르기도 했다. 배달 주문이 이어진 덕이다. 주요 치킨 프렌차이즈 업체들도 실적이 좋았다. BHC는 당시 올림픽 기간 동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교촌치킨과 BBQ는 각각 21%, 10%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치킨업계는 야구, 여자배구, 축구 등 주요 구기종목 경기가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시청역 인근의 한 치킨집 업주는 "도쿄올림픽은 한국과 시차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주요 경기가 진행될때 배달도 많고 직접 오는 손님들도 많았다"면서 "유럽에서 개최되는 스포츠 행사는 기대를 안 갖는게 좋다"고 전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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