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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좌파 진영서 총리 후보 제안에도 “총리 지명, 올림픽 이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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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3일(현지시각) 프랑스 텔레비전 채널 프랑스2와 생방송 인터뷰를 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각종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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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치른 뒤 ‘정치 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3일 2024 파리 여름올림픽이 끝나는 시점인 “8월 중순까지는 현 내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방송 프랑스2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8월 중순까지는 올림픽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 기간까진) 무질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 폭넓은 지지를 받는 총리를 지명하는 일이 나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 프랑스 총선 결선에서 좌파 연합인 신인민전선(NFP)이 577석 중 193석을 얻어 다수 세력을 차지한 뒤, 중도 연합 ‘앙상블’에 속한 마크롱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총리 지명에 대한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결선투표에서 단일화 전략의 성공으로 의석수를 늘린 좌파 진영은 어떤 총리 후보자를 내세워야 할지를 두고 2주간 씨름해왔다. 프랑스에서 대통령은 통상 다수당이 선택한 후보자를 총리로 지명해왔지만, 이번 총선에선 과반을 차지한 정치 세력이 없어 향후 정국 운영을 두고 진통이 예상됐다. 마크롱 대통령의 총리 지명 시점이 법적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다.



논쟁 끝에 신인민전선은 뤼시 카스테(37) 파리시 재무국장을 후보자로 결정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사실상 이를 무산시켰다. 그는 인터뷰에서 “문제는 프랑스 정부가 개혁안과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국가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 국회에서 어떤 과반수가 나올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며 “안전한 지대에서 나와 타협점을 찾는 게 각 정당의 몫이다. 이는 더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좌파 연합은 이런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을 비판했다. 신인민전선을 이끈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우리의 기반을 버리고 그와 동맹을 맺도록 강요하고 싶어한다”고 썼다. 신인민전선 연합인 녹색당 마린 통들리에 사무총장도 “우리는 승리했고, 우리의 프로그램과 총리가 있다”며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고집을 부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신인민전선이 내세운 카스테 후보자는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었다. 다만 카스테 후보자는 최우선 과제로 마크롱 정부가 진통을 겪으며 추진한 연금 개혁안(정년을 62살에서 64살로 연장하는 방안) 폐지를 내걸며 대대적인 세제 개혁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이스라엘 선수들의 파리올림픽 참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좌파 진영 일부와 팔레스타인 올림픽 위원회가 이스라엘 선수에 대해 요구한 보이콧도 거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스라엘 선수들은 우리 나라에서 환영받는다”며 “그들에게 안전을 제공하는 것이 프랑스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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