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시 재정국장 루시 카스테트…"공공 서비스 보호·증진에 힘써"
올림픽 기간 "정치적 휴전" 촉구한 마크롱, 총리 임명 미룰 가능성
프랑스 좌파 진영이 총리 후보로 정한 루시 카스테트 파리시 재정국장 |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좌파 연합이 23일(현지시간) 진통 끝에 총리 후보자를 결정했다.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는 이날 오후 성명에서 "각 정당 지도자가 모여 논의한 끝에 공화국 대통령에게 총리 임명 제안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총리 후보자를 공개했다.
이들이 오랜 논쟁 끝에 선택한 인물은 루시 카스테트(37) 파리시 재무국장이다.
NFP는 카스테트에 대해 "공공 서비스를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싸우는 단체의 리더"라며 "64세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투쟁에 적극 참여했고, 세금 사기와 금융 범죄를 단속하기 위해 노력해 온 고위 공무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정부에서 우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도 "NFP의 공약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게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NFP 지도자들은 공동 성명에 이어 각자 메시지를 내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카스테트를 총리로 임명하라고 압박했다.
마린 통틀리에 녹색당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NFP는 자체 총리가 있다"며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인정하고 그를 임명해야 한다"고 적었다.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에리크 코크렐 의원도 엑스에서 "하원에서 성공을 거둔 NFP는 카스테트를 만장일치로 총리로 선택하면서 정부 운영을 향한 결정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이제 마크롱 대통령은 더 이상 (총리 임명을 미룰) 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NFP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정당 간 내분으로 총리 후보자 지명에 합의를 보지 못했다.
NFP내 주도권을 쥔 LFI와 사회당이 각자 정당에서 제시한 후보를 반대하면서 총리 후보 논의 자체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치러진 하원 의장 선거에서는 집권 여당 르네상스의 야엘 브룬 피베 의원에게 의장직을 빼앗기기도 했다.
이에 총리 자리마저 범여권에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정당들이 한 발씩 물러나 카스테트 후보로 최종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보인다.
카스테트 후보는 NFP의 발표 직후 가진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자신은 "믿을 만하고 진지한" 총리 후보라고 말했다.
아울러 NFP의 공약 중 하나였던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 폐지를 옹호한다고 주장했다.
NFP는 이날 하원에 마크롱 대통령의 정년 연장을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프랑스 선수들 만난 마크롱 대통령 |
다만 마크롱 대통령이 카스테트를 총리로 임명할지는 불투명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범여권이 포함된 하원 내 다수의 공화 전선을 만들어 연립 정부를 구성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가브리엘 아탈 총리 등 정부 구성원들의 사임을 수용하면서도 파리올림픽 등 현안이 있는 점을 감안해 당분간 일상 업무는 그대로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전날엔 올림픽 선수촌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올림픽이 "정치적 휴전"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총선 이후 분열된 정치권이 화합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을 종합하면 올림픽이 끝나기 전까지는 새 총리를 임명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프랑스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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