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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해리스 등판 땐 큰 변화 없을 듯… 외교 차별화 시도 변수” [바이든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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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외교전략 수정 촉각

“동맹 옹호… 바이든 계승 가능성”

외교 불확실성 증가엔 회의론

“대미외교 전략 폭넓게 검토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전격 사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으로 미 대선판이 요동치면서 한국 정부가 대미 외교 전략을 폭넓게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대선 후보 교체라는 초유 사태를 맞은 미 국내 정치의 혼란과 불확실성이 한·미 협력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22일 “타국의 국내 정치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정부는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한·미 동맹을 지속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미 측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일단 내부적으로는 ‘바이든 대 트럼프’ 구도로 대비하고 있던 현 대선 전략을 크게 수정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가 된다고 해도 3개월여 남은 선거 기간을 고려할 때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큰 정책적 변화를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국립외교원 민정훈 교수(북미유럽연구부)는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되면 ‘바이든 행정부 2.0’을 내세우되 대신 더 젊고 참신해졌다는 얘기를 할 것”이라며 “정치적으로나 공약 측면에서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 정부 입장에서 대미 외교 불확실성이 증가한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 대중에 직접 노출된 것은 2022년 단독 방한 때 정도가 전부다. 그는 한·미 동맹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성 리더십 관련 환담을 주최한 바 있다. 동맹 옹호자로 분류되는 만큼 바이든행정부 정책을 대체로 승계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민 교수는 “해리스가 만약 후보가 되고, 또 집권에 성공한다면 차별화된 정책적 지향점을 대내와 대외 정책 가운데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지난 4년을 살펴보면 낙태나 남부 국경 문제 등 국내 정치 쪽 성향이 강하다. 대외 정책에서는 차별화를 시도하기보다 기존 방향성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외교가에서는 바이든행정부 시절 이룬 한·미 동맹 성과와 이에 따른 한·미 협력 사안이 좌초되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 대선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양국 간 외교 현안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우선 한·미동맹을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했다는 평가를 받는 핵협의그룹(NCG)을 제도화하고 영속적인 기구로 만드는 노력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또 지금까지 5차례가 진행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도 속도를 높여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타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측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바이든 사퇴 후폭풍으로 워싱턴이 선거 승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참모들이 한반도 등 대외 정책 논의에 관심을 두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현상 유지만 해도 나쁘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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