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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900점도 간신히 대출” 대출자 속 터지는 신용인플레…‘대안신용평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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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50점 이상 고신용자 2019년 대비 45% 급증

작년 전체 신용평가 대상자 2명 중 한 명 ‘900점 이상’

통신 데이터 반영한 대안신용평가 시스템 개발 활발

개인사업자·기업금융 특화 신용평가 체계도 속속 마련

헤럴드경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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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 평소 핀테크 등을 통해 신용점수를 틈틈이 확인해온 40대 회사원 A씨는 급전이 필요해 신용대출 가능 여부를 조회해봤다. 900점대 초반의 높은 신용점수임에도, 대출 비교 플랫폼에는 주요 시중은행 대출 상품은 물론이고 인터넷은행 대출 상품도 몇 개 추천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용인플레’(신용+인플레이션) 심화로 금융사와 대출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점수 900점대를 초과하는 소비자가 대거 늘어나자 금융사 입장에서는 우량 대출자 변별력이 떨어져 쉽사리 대출을 내어주기 어렵고, 대출자 입장에선 신용점수를 잘 관리해도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져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실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점수 950점 이상의 초고신용자는 1315만명으로, 2022년(1168만명) 대비 147만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907만명)과 비교하면 45%나 급증한 것이다.

점수대별 분포를 살펴보면 전체 신용점수 보유자 4953만명 중 900점 이상(835만명)과 950점 이상을 합한 900점대 이상 고신용자가 43.4%로 거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인플레와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은행권 일반신용대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가 취급한 신규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08점으로, 지난해 12월(866점) 대비 42점 상승했다.

같은 기간 5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이 취급한 신규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 또한 918점에서 925점으로 6점 소폭 올랐다.

이에 1금융권 신용대출이 어려워진 고신용자들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나 카드론 등에 몰리고 있고, 신용점수가 900점도 되지 않는 중·저신용자들의 경우 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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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금융권에선 신용점수 이외에도 통신비 납부 내역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건전성 변별력을 높이는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더욱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 네이버파이낸셜에서 개발한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에 추가로 결합해 활용하기로 했다. 네이버페이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활용할 경우 신용평가모형 변별력이 신용평가사 평가모형 대비 약 13.57%포인트 개선되고, 이용자 3분의 1이 금리·한도 면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올해 안으로 통신대안평가의 대안신용평가모델인 ‘이퀄’(EQUAL)도 추가로 결합할 계획이다. 통신대안평가는 이동통신 3사(KT·SK텔레콤·LG유플러스)와 KCB, SGI서울보증의 합작법인으로, 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의 신용을 점수화하는 평가 모델을 이르면 이달 말 서비스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안 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연내 이퀄까지 결합해 통신 데이터까지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대출자들을 위한 대안신용평가모델도 활용되고 있다. 국내 유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인 한국평가정보는 작년 5월부터 신용평가 서비스 ‘크레딧노트’를 운영 중이다. 작년 8월엔 조달청으로부터 개인사업자 국내 공식 신용평가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크레딧노트의 공공기관 입찰용 신용평가등급 확인서 발급 서비스 매출은 작년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4.3배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의 합작품인 ‘테크핀레이팅스’는 지난 5월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기업신용등급제공업 본허가를 받았다. 기업신용등급제공업이란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신용을 평가하고 산출된 신용등급을 외부에 제공하는 것이다.

테크핀레이팅스는 기업고객의 세무, 회계, 전사적자원관리(ERP) 데이터와 거래 유형별 정보 등 신뢰도 높은 정보와 AI 기술력을 활용해 신용평가 체계를 개발했다. 국내 1호 기업금융 특화 신용평가(CB) 플랫폼 사업자로 활동하며 기업신용평가와 매출채권 팩토링 시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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